현대차, GM보다 1000만원 더 많고 1대 생산에 3시간 더 소요..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2.7%로 4.9% 낮아
[뉴스핌=한기진 기자] “국내 완성차 공장이 폐쇄되기는 한국GM 군산공장이 첫번째다. 그동안 한국자동차산업에 누적된 악재가 곪아 터진 것이다.”
지난 13일 GM본사가 군산공장을 폐쇄한다는 소식을 들은 국내 완성차업체 한 임원은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군산공장은 IMF 외환위기도 버텨냈고 한때 연간 25만대를 생산한 역사가 21년이나 된다”라며 “우리나라 자동차업계의 ‘저생산 고임금’ 악성 종양이 이제 불거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GM본사는 군산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20%로 떨어지고 올해는 가동을 중단했는데도 임금의 80%안팎을 지급했다. 노사 임금단체협상에서 공장 근로자가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휴업수당 명목으로 직전 3달 평균 임금의 80%를 보전하도록 합의해서다. 군산공장은 또 1시간당 생산대수가 20대로 부평창원공장의 약 60여대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한국GM의 1인당 평균 임금은 7300만원(2013년)에서 8700만원(2016년)으로 20% 올랐다.
현대차 울산 공장<사진=현대차> |
이같은 한국GM보다 사정이 더 심각한 곳이 현대기아자동차라고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현대차의 2016년말 기준 공장근로자 평균임금은 9600만원으로 한국GM보다 높다.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의 도요타 9104만원, 독일의 폭스바겐 8040만원보다 많다. 반면 자동차 1대 생산에 투입되는 시간은 현대차가 26.8시간으로 도요타 24.1시간 GM(미국 공장) 23.4시간보다 많다. 생산성이 경쟁업체들보다 한참 뒤쳐진다.
상황이 이렇게 된 데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인상과 공장관리 권한을 요구하며 매년 파업을 벌인 게 큰 이유다. 2011년~2016년 평균 임금인상률은 5.1%에 달하고, 공장 시설 보수나 시간당 생산물량 조절권한을 노조의 합의하게 했다. 인건비가 오르다 보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대차가 12.2%로 도요타 7.8% 폭스바겐 9.5%를 앞질렀다.
이같은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는 미래경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은 4조원으로 폭스바겐과 도요타의 각각 1/4, 2/5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2.7%로 폭스바겐 6.3%, 도요타 3.8% 심지어 GM의 4.9%보다도 못하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연구실장은 “한국GM은 고비용이라고 해도 창원에서 소형차 스파크를 생산할 만큼 유지가 되는데, 현대기아차는 소형차를 국내에서 전혀 생산 못하는 고비용 구조다”고 지적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한계를 드러냈다며, 대립적 노사관계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우리나라는 중저가 중소형차 위주의 수출구조지만 인금 상승으로 경쟁국에 대해 경쟁력의 한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의 평균수출가격은 1만4260달러로 일본 2만2400달러, 독일 3만6150달러, 미국 2만6630달러보다 40~60% 낮은 저부가가치 차량이다.
김희성 강원대 교수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직장점거를 수반하는 점거파업과 농성파업이 일반화돼 있어 사용자의 재산권, 시설관리권, 조업권이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면서 “노조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법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