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원진 기자] 러시아가 미국 등 영국 동맹국 외교관들을 추방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미국 영사관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사진=AP통신/뉴시스> |
미국 외교관 60명은 내달 5일까지 러시아를 떠나야 한다. 러 외무부는 미국 외교관을 외교사절을 받아들이는 국가가 받아들이기 기피하는 사람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정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영사관은 이틀 안에 폐쇄될 예정이다.
세르게이 라브로브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이날 이같이 밝히며 "현재까지는 존 헌츠맨 미 외교관을 외무부로 불렀다. 미국에 대해 보복 조치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국내 러시아 외교관 추방 및 영사관 폐쇄하자 행해진 보복조치다.
미국은 영국이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자 이달 초 외교관 48명과 유엔(UN)에 근무 중인 외교관 12명을 추방하고 워싱턴주 시애틀에 위치한 러시아 영사관을 폐쇄하는 명령을 내렸다. 현재까지 유럽연합(EU)과 NATO 20개국이 150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했다. 독일도 4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추방하는 사안을 논의 중이다.
미국 및 동맹국들의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 출신의 이중스파이 부녀의 화학무기 살인미수 사건에 대해 러시아 정부를 비난한 영국과의 일종의 연대 표시다. 영국은 지난 12일 사건에 쓰인 '노비촉(Novichok)'이라는 "군사용" 신경작용제가 러시아에서 개발됐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에 성명을 요구했지만 러시아 측은 부정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혐의에 대해 "세계 최상급의 가짜"라며 영국이 "합법적인 니힐리즘(nihilism)"을 저지르고 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러시아 관료들은 미국 외교관에 이어 추방할 서방 외교관들 리스트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원진 기자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