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정치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속도 여부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뉴욕증시는 무역전쟁을 둘러싼 경계 심리로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항목을 발표하면서 급락세로 출발했던 증시는 이후 양국이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란 기대감에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주 후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계획을 밝히면서 다시금 낙폭을 확대했다.
지난 주 뉴욕 시장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71% 하락한 2만3932.76포인트를 기록했고, S&P500지수는 1.38% 하락한 2604.47포인트, 나스닥종합지수도 2.10% 하락한 6915.11에 마감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의 지난 1년간 주가 추이<자료=배런스> |
◆ 트럼프·시진핑, 양국 정상의 ‘입’에 시장 이목 집중
무역전쟁 향방은 이번 주에도 주가 움직임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재료다. 미국과 중국이 양보 없는 공방을 이어간다면 주가의 하방 리스크는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등 양국 정상의 입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주 중국은 EU에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척결하고 세계 무역질서를 지키는 데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국과 미국 간에 촉발된 무역 마찰이 글로벌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10일(화) 보아오 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만일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낼 경우 투자자들의 긴장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무역전쟁으로 인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과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강조하면서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강경 발언을 계속해서 내놓는다면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재료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속도다. 시장에서는 지난 3월 한 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연준이 오는 6월과 9월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려 올해 총 3차례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12월에도 금리를 올려 총 4차례의 금리인상을 실시할 것이란 전망도 여전히 유효하다.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미국의 물가 통계이다. 이번 주 10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지수(PPI),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만일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해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 주가에 더욱 부담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이번 주 주요 지표 및 일정으로는 9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10일 미 3월 PPI, 2월 도매재고, 댈러스 연은 총재 연설, 11일 미 3월 CPI,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 3월 FOMC 의사록, 12일 미 3월 수입물가지수, 미 주간실업보험청구건수, 미네아폴리스 연은 총재 연설, 13일 보스턴 연은 총재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기업 실적 발표는 12일 블랙록, 델타항공, 라이트에이드, 13일 JP모간체이스, 웰스파고, 시티그룹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