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호주의 척결과 글로벌 성장 모멘텀 유지 위해 협력해 달라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트럼프 행정부가 1000억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자 다급해진 중국 정부가 EU에 원조를 요청하고 나섰다.
전세계 1~2위 경제국 사이에서 촉발된 무역 마찰이 자칫 주요국들 사이에 확대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보호주의 정책을 척결하고, 세계 무역질서를 지키는 데 협조해 줄 것을 EU에 요청했다.
장밍 EU 주재 중국 대사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근본적인 교역의 원칙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라며 “유럽이 보호주의 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유럽은 그 동안 긍정적이고, 견고하며, 시기 적절한 소통을 유지해오고 있다”며 “글로벌 경제의 성장 모멘텀을 지키기 위해 양측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외신들 사이에서 중미 무역 마찰이 지구촌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인도의 이코노믹타임즈는 트럼프 행정부가 EU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압박을 가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미국 포브스는 중국이 대미 무역의 흠집을 벌충하기 위해 인도와 경제적 연결고리를 강화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EU 측은 일단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EC)의 다니엘 로사리오 대변인은 이번주 성명을 통해 “EU는 언제나 세계무역기구(WTO)의 틀 속에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WTO가 무역 마찰을 풀어내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 가운데 어느 한 쪽도 잃을 수 없는 유럽의 입장을 감안할 때 양국이 동시에 손을 내밀 경우 난처한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한편 중국은 5일 트럼프 행정부의 1000억달러 추가 관세 발언에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미국에 보복하겠다는 경고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무역전쟁을 원치 않지만 싸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며 “미국이 보호주의 정책을 지속하면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과격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아울러 “중국 국민들의 이해를 지키기 위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추가 관세 항목과 중국의 대응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날 뉴욕증시는 4일만에 하락,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