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학창시절 K팝가수 좋아하듯 박근혜 좋아했다”
항소심서 박근혜와 공모 부인…최순실 “프레임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변호인 "대통령과 단독면담서 묵시적 의사표시 예상가능한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국정농단의 시작과 끝’ 최순실 씨가 항소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공모관계를 부인했다.
'국정농단 사건' 핵심인 최순실이 지난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최 씨는 13일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며 직접 쓴 자필 의견서를 읽어내려갔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건 그 분을 젊은 시절부터 존경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학창시절에 K팝 가수를 좋아하듯 좋아하고 존경했다”며 “그분이 어머니를 잃고 비운의 세월을 이겨낸 것에 매료됐고 그 분과 지내면서 애국심과 국정철학, 국정운영 방향, 대북정책 등이 어느 누구보다 확고하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또 “권력이나 돈보다는 부모님을 총탄으로 잃은 그 분의 아픔, 가슴 저림을 나눠드리고 개인적인 거 도와드리고 싶었을 뿐”이라며 “검찰이 경제공동체라고 말하라고 강요하는 건 남의 아픔을 이해 못하고 강요하는 것이다.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최 씨 측은 삼성그룹 승계 작업을 대가로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 지원을 해주는 등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이에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중점적으로 반박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1심 재판부에서 묵시적 청탁을 인정했는데, 현실세계에서 실현 가능한 묵시적 청탁 방법 있는지 설명해달라”며 “대통령과 단독면담을 하는데 양자 간에 묵시적으로 의사를 표시할 거라고 예상할 수 있겠느냐. 그런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최 씨는 공판이 끝난 뒤 “최순실 씨 잘했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하세요!”라고 외치는 지지자 두 명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자신만만한 태도로 법정을 나섰다.
다음 공판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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