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오리진' 레스토랑, 수익보다는 홍보 차원의 이색 마케팅
제약사 건기식 브랜드 단독 매장에 레스토랑, 국내 첫 실험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음식 영수증을 가지고 다른 직원에게 가시면 음식과 함께 먹을 유한양행의 건강기능식품을 드립니다. 작은 절구에 빻아서 음식에 뿌려 드세요."
지난 18일 저녁 7시 여의도 IFC몰. 유한양행의 1호 건강기능식품 매장인 '뉴오리진'을 찾았다. 매장 안 레스토랑 코너에서 음식을 주문하니 직원이 영수증을 건네주며 이같이 말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대로 가 직원에게 영수증을 주자 밀크씨슬, 프로바이오틱스, 까무까무, 머슈룸D 등의 건강기능식품 중 2가지를 선택하라고 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까무까무를 받아 가루로 만든 뒤 음식에 곁들였다. 영양제 특유의 향이나 맛이 없어 음식과 함께 먹어도 거부감이 없었다.
'뉴 오리진'에서 음식 주문 시 제공하는 영양제(왼쪽)와 음식.<사진=김근희 뉴스핌 기자> |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내놓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IFC몰 지하 1층에 약 60평 규모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매장을 열었다. 제약사가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매장을 단독으로 만들고, 레스토랑 코너까지 운영하는 것은 유한양행이 처음이다.
레스토랑 코너에서 파는 음식들은 샐러드, 샌드위치, 수프, 차, 무알코올 티 칵테일 등으로 모두 뉴오리진이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주재료로 만들어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레스토랑 코너는 수익보다는 홍보를 위해 만들었다"며 "손님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유한양행의 건강기능식품 원료들이 음식으로써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강과 음식을 앞세운 특이한 콘셉트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저녁 8시쯤이 되자 7개의 테이블이 모두 꽉 찼다. 12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식탁에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앉았다. 기다리는 손님이 있어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날 정도였다.
뉴오리진 매장 직원은 "매장을 연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지만, 손님들이 꽤 오고 있다"며 "특히 점심시간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연내에 뉴오리진 매장을 4~5개로 늘릴 예정이다.
회사는 TV 광고를 통해서도 뉴오리진을 알리고 있다. TV 광고 내용은 개별 제품보다는 뉴오리진 브랜드의 콘셉트와 가치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한양행의 이러한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그동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펼치는 제약사들은 많았지만, 매장을 따로 만드는 등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공급받던 사업 방식도 직접 제조·생산 방식으로 바꿨다.
유한양행의 이런 변화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의 애정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늘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기능식품이 없다는 것을 늘 안타까워했다. 사람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건강기능식품을 사 먹는 것은 그만큼 국내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직접 생산이 답이라고 분석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년간 40여 개 국가를 돌아다니며 직접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찾았다. 그 결과 홍삼, 녹용, 루테인, 칼리하리 사막 소금 등이 나왔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 제약 사업과 비슷한 영역인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며 "앞으로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신(新)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여의도 IFC몰 '뉴 오리진' 매장 내부.<사진=김근희 뉴스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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