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35개월만 최대…가전‧TV 영업익 1조 첫 돌파
"ZKW 인수로 전장사업 키워갈 방침"
[서울=뉴스핌] 김지나‧양태훈‧조아영 기자 = LG전자가 1분기 가전과 TV 사업 부문에서 영업이익률 13%를 달성하며 이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전사 영업이익은 35개월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재돌파했다.
LG전자는 1분기 높은 영업이익률을 발표하며 프리미엄 가전‧TV 전략이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1분기 호실적 발표와 함께 LG전자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자동차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전문 제조회사 ZKW를 1조원에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하며 신성장 동력으로써 전장사업 확대 의지도 다졌다.
◆TV사업 영업이익률 14% 첫 달성…가전은 11%
26일 LG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사 실적을 견인한 것은 가전 사업을 하고 있는 H&A 본부와 TV 사업을 하는 HE 본부였다.
HE 본부의 영업이익은 577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14%에 육박했다. LG전자 HE 본부 역사상 최대 수치다. H&A 본부 역시 55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1.2%를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11.4%를 기록한 이래 두번째로 높은 이익률이다.
통상 TV와 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3~4%가 일반적이다. 이날 오전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가전사업부 CE 본부의 영업이익률은 3%였다. LG전자의 HE 와 H&A를 합친 본부의 영업이익률을 삼성전자 CE 본부와 비교하면 4배 높게 나타났다.
LG전자 관계자는 "무엇보다 원가 경쟁력이 영업이익률 개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전세계에서 고부가가치의 프리미엄 가전과 TV 중심으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LG전자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라는 이미지를 굳히고 'LG전자=올레드TV'란 공식을 만들었다.
하진호 LG전자 HE본부 전무는 1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TV사업은 올레드TV와 울트라HD TV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성장을 주도했다"면서 "지속적인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재료비 하락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사업을 하고 있는 MC 본부는 영업손실 136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MC 본부는 다음달 초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 'LG G7 씽큐'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동명 MC본부 담당은 2분기 MC 본부의 전망에 대해 "마케팅 비용은 1분기보다 추가로 들어가겠지만 매출 확대나 신모델 원가 개선 등으로 지속적인 수익 개선 흐름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익은 전년 대비 반드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전의 경우 고가 제품이 많이 팔려서 수익성이 좋은 상황이고, 당분간 이런 방향성은 유지될 것"이라며 "TV는 최근 패널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비싼 제품을 많이 팔고 있으니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ZKW 인수 "현금으로 1조 인수 가능…유증계획無"
ZKW 본사 사옥 전경. <자료=LG전자> |
LG전자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선 ZKW 인수와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이날 LG전자는 자동차 헤드램프에 특성화된 기업 ZKW 인수를 발표하며 신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는 자동차 부품 사업 중에서도 '자동차용 조명 사업'을 키워나갈 의지를 가시화했다.
ZKW는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박경렬 VC 본부 상무는 ZKW 사업 운영 방안에 대해 "단기적으로 ZKW가 가진 고객 채널과 밴드 채널을 그대로 활용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에 치중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수주 때 계열사와 시너지가 가능한 지 경쟁력을 판단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수에 필요한 재원은 LG전자가 보유한 현금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박 상무는 "1조원의 인수 자금은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할 것"이라며 "충분히 현금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유상증자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IT 회사 입장에선 전장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자동차 업체들과 오랫동안 신뢰 관계를 쌓아야 하는데 그 기간이 오래 결려 그 중간 단계를 줄이겠다는 것이 LG전자의 ZKW 인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ZKW 인수는 VC 사업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LG이노텍, 디스플레이, 화학 등 모든 LG그룹이 전장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선택하고 있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때 ZKW 인수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