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대출잔액 45조원...단연 1위
국민銀 기술평가 인력 보강 vs 신한銀 기술금융 품질 강화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14일 오전 09시4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은행권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기술금융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가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자금 조달 기능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리딩뱅크' 경쟁이 기술금융 영역까지 이어지고 있다.
1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3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술신용대출은 기업에 대한 기술력 평가를 기반으로 대출여부, 이자율, 한도 등을 설정하는 대출상품이다. 올해 들어 매달 4조원 가량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에 1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존 대출의 연장 및 대환 실적을 제외한 순수 기술신용대출 평가액은 9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상반기에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기술신용대출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중소기업에 특화된 IBK기업은행이다. 지난 3월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4조8017억원으로 전체 대출의 32.1%를 차지했다.
일반은행 사이에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016년부터 신한은행이 계속 선두를 달렸으나, 올해 1월 국민은행에게 추월당한 후 치열한 순위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국민은행은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18조4192억원으로 2년여 만에 신한은행(18조3688억원)을 앞섰다. 2월에는 신한은행(19조78억원)이 선두를 탈환했으나, 3월에 다시 순위(국민은행 19조7382억원, 신한은행 18조9999억원)가 뒤집어졌다.
기술금융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국민은행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비중이 높아 중기대출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은행권 기술금융 실적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민은행의 기술평가 전문인력은 23명으로 상반기(15명)보다 7명 늘었다. 각각 20명을 확보한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보다 전문인력 수를 늘린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기술평가 양성인력은 11명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았다.
상품도 다양화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신용대출 지원 및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KB 우수기술기업 TCB신용대출', 금융비용을 완화해주는 'KB 기술창조기업 우대대출', 우수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예비창업자에게 대출하는 'KB 예비창업자(Pre-Start) 기술보증부대출'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부가가치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혁신성장기업의 금융지원 플랫폼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기술평가의 질을 강화하며 선두 굳히기에 나섰다. 2013년 시중은행에서는 처음으로 기술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자체 기술평가에 대한 노하우를 다져왔다는 평가다. 올해 초에는 기업그룹 내 기업금융부를 기업 솔루션 제공 특화 조직인 중소벤처금융부로 변경하고 기술금융 총괄을 여신심사그룹에서 기업그룹으로 이관하는 등 기술금융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기업을 발굴하는 기술금융전담역(RM) ▲기술력을 평가하는 기술평가역 ▲여신심사와 지역별 RM 매칭을 맡는 기술평가역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위의 기술금융 평가에서 기업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전문인력과 노하우 축적, 기술평가모형의 개선에 따라 평가하는 품질 면에선 96.0점으로 국민은행(90.7점)을 앞섰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자체 TCB(기술신용평가)의 전면적인 실시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권 내 기술력 반영 관행이 빠르게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기술금융 공급 규모는 평가액 기준 130조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