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전 대통령 위해 '북한 약밤나무' 묘목 구해다 키워
[서울=뉴스핌] 오채윤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과의 각별한 인연을 공개하며 명복을 빌었다.
김 후보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 회장의 명복을 빌며, 봉하마을 약밤나무에 얽힌 사연'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사진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페이스북> |
그는 "멀리서 삼가 조의를 표한다. 마음이 깊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속 깊은 분이었다"며 "우리 진주 분이기도 해서 더 그렇지만 저는 회장님을 특별하게 기억한다"고 운을 뗐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잘 알려진 그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시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갔을 때의 일이다. 당시 회담엔 대기업 회장들도 동행해 남북경협을 논의했었다. 회담 중 노 대통령께선 북측이 제공한 ‘약밤’을 드시며 자그마한 밤이 참 맛있다고 다들 먹어보라고 권하기도 하셨다. 그리고 나는 약밤에 대해 잊고 있었다"고 돌이켰다.
<사진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 페이스북> |
이어 "2009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시고, 봉하마을을 지키고 있을 때였다. 구 회장께서 사람을 보내 봉하에 뭘 보내겠다고 연락을 주셨다. 며칠 뒤 북에서 대통령이 드셨던 바로 그 약밤나무 묘목이 봉하로 왔다. 구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후 북측에 약밤나무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애를 썼던 모양이다. 그렇게 어렵게 구해서는 당신의 농장에서 묘목으로 키우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구 회장님이) 노 전 대통령님 돌아가시고 나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묘목을 키워 봉하마을로 보내주신 것"이라며 "사저 근처에 그 사연 많은 나무를 심었다. 그리고 몇 해 전 대통령님 묘역 주변에 조성된 추모공원으로 3그루를 옮겨 심었다고 한다. 당시는 봉하와 가깝다는 이유만으로도 핍박 받던 시절이라 회장님의 특별한 배려를 제대로 알리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존경받는 재계의 거목이셨고, 제게는 그 일로 너무 고맙고 특별한 어른으로 기억되는 분"이라면서 "대통령님을 대신해 고향 후배가 머리 숙여 인사드린다. 부디 편안히 잠드소서"라며 명복을 빌었다.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