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1% 이상 가파르게 하락했다. 미국을 축으로 주요국 사이에 고조된 무역 마찰과 관세 전면전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추겼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비둘기파’ 출구전략을 제시했지만 주가를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현지시각) 범유럽 지수인 유로 스톡스 600이 3.22포인트(0.83%) 내린 385.91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176.44포인트(1.36%) 급락하며 1만2834.11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2.58포인트(0.03%) 떨어진 7631.33을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51.40포인트(0.93%) 하락한 5450.48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이틀 연속 하락했다.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개된 관세전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달 6일부터 800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신규 관세를 적용할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 역시 이에 상응하는 보복 관세를 내놓았다.
이와 함께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국과도 무역 마찰을 벌이는 상황이다.
직접적으로 관세 타격이 예상되는 종목은 물론이고 광범위하게 확산된 마찰이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장중 출발한 뉴욕증시 역시 급락을 연출, 주가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블릭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가 공식적인 무역 협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보복 관세로 맞불 전략을 펴자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상실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및 난민 문제를 둘러싼 독일과 영국의 불협화음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종목별로는 독일의 명차 브랜드인 아우디의 최고경영자가 연비 스캔들로 구속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폭스바겐이 2% 선에서 하락했다.
이탈리아 케이블 업체 크리스미안은 경쟁사 넥산스가 이익 경고를 내놓은 데 따라 2% 급락했고, 방산업체 코브햄은 모간 스탠리가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높여 잡으면서 5% 폭등했다.
한편 이날 영국상공회의소는 영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과 무역 마찰이 고조된 데다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성장 발목을 붙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밖에 최근 정치권 혼란에 빠졌던 이탈리아의 4월 무역수지 흑자가 29억유로를 기록해 전년 동기 약 37억유로에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