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주총 이후 이사회 통해 승진 가능성
주식 상속 등 과제 남아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LG그룹이 '오너 4세'인 구광모 상무 체제를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될 것이 유력하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현재 ㈜LG의 사내이사(등기임원)는 하현회 부회장과 김홍기 재경팀장 등 2명이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구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총 3명이 된다.
구광모 LG전자 상무 <사진=뉴스핌 DB> |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구 상무의 승진 여부와 승진하면 어떤 직급이 될 지도 관심사다. 구 상무는 계열사 부회장들의 보고를 받는 위치가 된다. 때문에 부회장 이하의 직급일 경우 모양새가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즉 적어도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구 상무는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12년 정도가 됐다. 입사 후 20년간 경영수업을 받은 뒤 회장을 맡았던 구자경 명예회장과 고 구본무 회장에 비하면 짧다. 최근 사이지니 등과 관련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경영 성과가 없어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하기에는 부담이 된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런 저런 상황으로 볼 때 일단 부회장이 된 다음, 몇년간 경영 성과 등을 이뤄낸 후 회장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편 LG는 구광모 체제를 위한 준비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29일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전 대표는 판사 출신으로 1996년 LG 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로 영입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진두지휘했다. 게다가 네이버 대표를 맡은 만큼 인공지능 등 신성장동력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다. 즉 구광모호를 위해 법과 신기술 전문가를 우군으로 영입한 것이다.
이와 함께 하현회 LG 부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비롯해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등 6명의 부회장단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주총과 이사회 이후에는 지분 상속과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등의 과제가 남는다. 구 상무가 ㈜LG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선친의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만약 모두 상속을 받을 경우 상속세만 1조원 가까이 된다.
구본준 부회장의 계열분리 역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LG그룹의 주축인 전자와 화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 계열사들이 한번씩 루머에 올랐다. 다만 주총 이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이사회에서는 이런 논의가 진행되지 않을 전망이다.
LG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것은 29일 주총과 관련된 내용밖에 없다"며 "이사회 등의 일정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