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에너지보다 저렴해 에너지시장 왜곡
다른 시간대 전기료 조정…피해업종도 유예
"연말쯤 인상 예정…한전 수익증가 없을 것"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26일 "심야 전기료가 1차 에너지보다 저렴해 왜곡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심야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고 (기업에)시그널을 분명히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4월13일 취임식에서 경영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한국전력] |
김종갑 사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한 식당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전기료 관련 이 같은 입장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최근 원전가동률 저하로 한전의 전력구매단가가 역대 최고수준으로 치솟았는데 정부의 말대로 과연 감내할만한 수준이냐'는 질문에 "경상경비를 부서별로 20~30% 절감했고 투자도 불필요한 부분을 줄였다"면서 "두 분기 연속 적자가 났지만 상당부분 흡수했고 아직 견딜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심야전기료가 지나치게 저렴해 에너지시장을 정상화시킨다는 취지에서 조정(인상)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김종갑 사장은 "기업의 49%, 대기업의 54%가 심야시간대에 전기를 썼는데 경부하요금이 아니라 심야전기료라고 불러야 한다"면서 "1차 에너지보다 심야전기가 저렴하기 때문에 왜곡된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간대 요금제는 1977년도에 도입됐는데 어차피 기저발전을 계속해야 하는데 (심야에)남는 전기를 버릴 수 없어서 쓰도록 했던 것"이라며 "지난 20년간은 괜찮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상황 굉장히 달라져서 1차 에너지 대신 전기를 쓰는 경우가 굉장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이런 요소는 어떤 형태로든 바꿔야 하고 경부하요금 조정은 확실히 필요하다"면서 "다만 한전의 전기판매수익은 중립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심야전기료를 인상할 경우 다른 시간대 전기료를 함께 조정해 전체적인 전기료 인상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실제 2001년의 경우 제조업의 에너지원 중에서 전기가 34%였는데 지금은 50% 수준으로 높아졌다. 상당부분은 1차 에너지를 쓸 수 있는데도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심야 전기를 쓰고 있다는 게 김 사장의 진단이다.
다만 심야전기료 인상시 타격이 큰 일부 업종의 경우 일정기간 유예해 주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는 입장이다.
김종갑 사장은 "(심야전기용)설비투자를 했는데 갑자기 그걸 다 바꾸는 것은 사실 어려운 얘기"라면서 "산업별로 자세히 들여다보고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심야전기료 조정으로 인한 한전의 전력판매수익은 중립적으로 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한전의 수익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자고 정부에도 얘기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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