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겨냥한 유료방송 점유율 33.3% 규제 폐지
케이블TV 업계 반발, KT는 합리적 경쟁 ‘환영’
LGU+·CJ헬로 인수합병 재점화, 판세변화 ‘초읽기’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KT(회장 황창규)의 유료방송 시장 장악을 막기 위한 시장점율율 합산규제가 오늘(27일) 일몰(폐지)된다. KT는 사실상 특정 사업자의 독점이 불가능할 정도로 경쟁이 심화된 시장 현황을 이유로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케이블TV 업계는 추가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여기에 합산규제 일몰로 인수합병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의 CJ헬로(대표 변동식) 인수 여부도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유료방송 시장의 대대적인 판세 변화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당초 예정에 따라 27일 3년만에 일몰(폐지)된다.
합산규제는 IPTV와 종합유선방송(SO),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사업자의 시장 점유율이 최대 3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다. 지난 2015년 6월 도입된 이 법안은 IP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사업자인 KT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2017년 기준 KT는 IPTV 19.92%(606만명), 위성방송 10.53%(320만명) 등 총 30.45%를 확보, 규제선까지 불과 2.88%만을 남겨둔 상태다. 합산규제 따르면 추가적인 가입자 확보가 어렵지만 일몰 이후에는 공격적인 사세 확장이 가능해진다.
이에 케이블TV 업계에서는 합산규제 일몰이 KT의 시장 독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 추가 규제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IPTV와 SO, 위성방송으로 나뉘는데 IPTV 1등이자 유일한 위성방송 사업자인 KT가 지나치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KT는 합리적인 시장 경쟁이 가능해졌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특히 시장 독점 논란에 대해서는 이통3사의 경쟁심화로 IPTV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과 위성방송 가입자가 제자리 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KT의 IPTV 점유율은 2017년 상반기 19.92%에서 하반기 20.21%로 0.29%p 늘었으며 위성방송은 10.53%에서 10.33%를 오히려 0.2%p 줄었다.
KT 관계자는 “수치를 보면 알겠지만 이미 시장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합산규제가 풀렸다고 KT 점유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실효성이 크지 않은 규제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KT의 독점보다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합병 여부가 유료방송 시장 판도를 바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IPTV 가입자 341만명으로 유료방송 전체 시장 점유율 5윌(10.89%)인 LG유플러스는 케이블 가입자 410만명으로 3위에 올라있는 CJ헬로(13.10%) 인수합병 의사를 숨기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다면 전체 가입자 751만명(23.99%)로 단순에 2위에 오르게 된다.
문제는 가격이다. CJ헬로가 독자생존을 거듭 강조하며 인수합병을 일축하고 있지만 갈수록 좁아지는 케이블TV 시장 한계 등을 감안할 때 인수합병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CJ헬로의 경우 SK텔레콤이 인수합병을 시도한 2016년 당시 9000억원 규모의 매각 가격이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금은 1조원을 넘어선다는 관측이다. 인수가에 대한 양사의 힘겨루기가 합의점을 찾아 적격적인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유료방송 시장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헬로의 기업가치는 1조2000억원 이상”이라며 “유료방송 가입자의 가치는 전반적인 업황과 다른 사업자의 인수합병 의지에 따라 결정된다. 유료방송 시장이 과점화에 가깝고 이통사들이 합규제제 일몰에 따라 인수합병을 검토하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