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9차례 인하..."더 내일 여력 없다"
"민간기업에 전가해선 안돼…고용 안정에 위협"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최저임금 인상 논란의 해법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가 거론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지난 10년간 수수료 인하 정책이 계속돼왔고, 이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더 이상 내릴 여력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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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고위 관계자는 17일 "소상공인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소상공인이 어려울 때마다 민간기업의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처방이 반복되는 것에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며 "계속되는 카드 수수료 인하로 업계 전체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카드사 노조 관계자도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적자 한계까지 왔다"며 "과거 수수료 인하로 수익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회사들은 인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인하가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된 후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를 필두로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17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저소득층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년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9차례 인하했다. 지난해에는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를 조정해 수수료 인하 효과를 냈다.(연 수익 3500억원 감소 추산) 이달 말부터는 편의점·슈퍼마켓 등 소액결제가 많은 21만개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기로 했다.
이 탓에 카드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순이익은 1조2268억원으로 2014년(2조2000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올 1분기 순이익은 458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1% 급감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인하할 때마다 카드업계의 수익은 수천억원씩 감소했다"며 "이제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고 보면 된다. 순이익은 대출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 들어 조달금리가 상승세로 접어들었고,법정 최고금리가 인하(연 27.9%→24%)돼 카드사 경영은 더 어려워졌다. 정부가 가계대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민간 카드사에 모든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카드사 노조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모든 부담은 카드사가 짊어져 왔다"며 "이번 기회에 사회적 재분배라는 차원에서 카드 수수료 문제를 바라보고 정부, 카드사, 초대형 가맹점의 고통 분담을 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인 카드 수수료 인하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명식 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교수)은 "이번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를 요구,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카드사들도 민간기업으로 수익을 내야한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편의점점주협회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기자실에서 팻말을 들고 최저임금 동결 및 업종별 차등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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