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고금리대출 압박 등 수익 창출은 어려워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금리 상승세로 인해 국내 카드업계의 조달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카드사들은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회사채 발행, 차입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의 조달금리는 이미 상승 추세로 접어들었다. 전업계 카드사 7곳(비씨카드 제외)이 올 1분기 평균 조달금리는 2.04%로 작년 말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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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금융연구소는 카드사 조달금리가 0.25~0.5%포인트 내에서 오를 때 조달비용은 1700억~35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2017년과 조건 동일)
문제는 카드사들이 커지는 비용 부담을 시장에 전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통상 회사는 원가가 오르면 이를 가격에 전가해 수익성을 보존하려고 한다. 하지만 현 정부는 카드 수수료 인하, 고금리대출 억제 등 정책을 쓰고 있다. 카드사가 비용 상승을 전가시키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영세·중소가맹점 범위를 조정해 수수료를 인하했다. 이로 인해 줄어드는 수수료 수익만 연간 3500억원(여신금융연구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음달부터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의 수수료율도 평균 0.3%포인트 낮아진다.
이 탓에 카드업계는 올해 원가 재산정 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적용되는 수수료도 지금보다 인하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기 힘든 여건이라는 얘기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 여건도 녹록치 않다. 정부는 올해 초 법정 최고금리를 연 27.9%에서 24%로 낮췄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가계부채 종합대책 일환으로, 향후 최고금리를 20%까지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철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2실장은 "대출의 경우, 이자율을 낮추라는 정부의 압박이 있는 데다, 중금리대출 경쟁 심화로 금리 인상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며 "또 금리가 올라가면 차주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대손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 긍정적인 이슈가 하나도 없다"며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이 최우선 당면과제라 할 정도로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