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내용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일부 언급했을 수도"
[서울=뉴스핌] 김세원 인턴기자 =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일대일 회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푸틴 사이의 통역사만 대동한 긴 독대에서 어떤 논의가 오고 갔는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미국이 들끓는 가운데 미 국가정보국 국장 역시 일대일 회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진행됐는지 모른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댄 코츠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코츠 국장은 19일 미국 콜로라도주(州)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포럼'에 참석해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진행된 미·러 정상회담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코츠 국장은 트럼프와 푸틴 사이의 2시간가량 진행된 회담의 내용에 관해 묻는 질문에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알게 될 수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논의한 내용 중 일부를 이미 언급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조금 더 기다려 보면 알게 될 것 같다"며 "하지만 (논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대통령이 가진 특권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문제 삼지 않을뿐더러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는 러시아가 왜 그래야(대선 개입) 하는지 아무런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에 대한 수사는 미국에 재앙"이라며 미 정보당국의 수사결과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또한 러시아와의 회담을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푸틴 대통령과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모호하게 대답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논란의 발언이 있은 뒤 여당인 공화당 지도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거세게 비난하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코츠 국장은 같은 날 성명을 발표해 "러시아가 2016 대선에 개입한 사실은 분명하며, 미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려고 지속해서 침투를 시도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비난이 빗발치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우리 정보당국의 결론을 존중한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코츠 국장은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되는 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 묻는 질문에 "사실 관계를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게 내가 하는 일"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직후) 분명 다른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올 가을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초청하기로 했다며 '2차 워싱턴 정상회담'이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코츠 국장은 인터뷰 중 두 번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들은 내용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럼 진행자가 정상회담에 관한 소식을 전달하자 그는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라고 물은 뒤 "오케이. 아주 특별할 것 같네요"라고 대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