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배달비 유료화 정착됐다는 판단
소비자는 아직 혼란, 유로화 정착 미지수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 #직장인 정모씨(27)는 올 여름 처음으로 아이스크림 배달을 주문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폭염 때문에 잠은 안 오는 데다 외출하기엔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1만원대 아이스크림 사이즈를 주문하자 배달비 3000원이 추가됐다. 평소 같으면 배달비가 아까웠을텐데, 폭염 날씨에 집까지 배달해준다고 하니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올 여름 사상 최악의 폭염 기록을 세우면서 배달 음식이 각광받고 있다. 치킨·피자·족발 등 일반적인 배달 음식뿐만 아니라 무더위에 인기가 많은 음료·빙수·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의 배달과 배달비 지급이 자리잡은 분위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요기요 등 배달앱에 등록한 모든 업체들은 배달비를 받고 있다. 최소 2000원~4500원 사이로 가맹점별로 상이하다. 배달비를 표시하지 않은 점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배달비가 보편화된 상황이다.
[이미지=배달앱화면갈무리] |
현재 프랜차이즈 업체들 가운데 본사에서 배달비 유료화 정책을 선언한 곳은 교촌치킨이 유일하다. 교촌치킨은 모든 가맹점에서 지난 5월부터 배달비 2000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교촌치킨 외에도 대다수 프랜차이즈들이 가맹점주 결정에 따라 배달비를 받고 있다. 사실상 배달을 모두 유료화로 전환한 셈이다.
여름철 이용 빈도가 높은 아이스크림·빙수 등 가맹점들은 최소 2000원 배달비를 받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배달의민족 앱에서 매장별로 차이는 있으나 최대 3500원 배달료를 받고 있다. 다만 매장마다 최소주문금액이나 배달비가 달라 소비자 혼란이 여전하다. 요기요 앱은 모든 배스킨라빈스 매장이 최소주문금액 1만3500원, 배달비 2000원으로 통일해 놓았다.
디저트카페인 설빙도 최소주문금액 1만2000원, 기본 배달비 4000원을 받고 있다. 배달 주문시 최소 1만6000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 이외에도 프랜차이즈 카페나 개인 디저트 업체들이 배달앱을 활용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배달의민족이 지난달부터 모바일 앱에 배달비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면서, 유료화 시스템이 더욱 자리잡았다고 업계에선 평가하고 있다. 앱으로도 배달비 결제가 가능해지다보니 소비자와 점주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한 아이스크림 가맹점주는 "배달앱에 등록한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올 여름이 유독 더워서 그런지 밤 10시까지도 주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폭염 때문에 배달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배달앱 이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사실 배달비 유료화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인건비나 물가 인상, 최저임금 등을 고려하면 배달비 유료화는 당연한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나뉜다. 요즘 같은 폭염에는 배달비 지급이 당연하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유료화 정착을 앞당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인 가구인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자주 야식을 시켜먹거나 주말에는 주로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데 무더위를 생각하면 요즘엔 배달비도 당연히 내게 된다"면서도 "현재 2000~3000원인 배달료 역시 갈수록 오를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배달비 유료화가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이용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앱을 통해 미리 배달료를 공지하고 있어 소비자 혼란도 상당부분 줄어들었다"며 "본사가 유료화를 선언한 곳은 거의 없지만 대다수 유료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교촌치킨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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