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공간 이용한 현실 공포…사회적 메시지 던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모두가 잠든 새벽. 비명소리를 듣고 베란다에 나간 상훈(이성민)은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하지만 신고하려던 순간 손가락으로 자신의 아파트 층수를 세는 범인 태호(곽시양)와 눈이 마주친다. 상훈은 그렇게 태호의 다음 타깃이 된다.
영화 '목격자' 스틸 [사진=NEW] |
영화 ‘목격자’는 살인사건의 목격자와 그를 쫓는 범인의 추격전을 그린 스릴러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살인사건을 목격한 목격자, 상훈의 불안한 심리를 따라가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앞서 흥행한 ‘추격자’(2008), ‘숨바꼭질’(2013)처럼 한국형 주거 공간을 배경으로 활용했다. 아파트 복도, 엘리베이터, 현관문 등 익숙한 곳이 주는 공포는 확실히 더 크게 다가온다.
뻔한 전개 구조를 취하지는 않은 건 강점이다. 메가폰을 잡은 조규장 감독은 극 초반부터 범인의 얼굴을 공개, 그의 정체를 추측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범행 동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지나친 반전 강박증에 빠져있지도 않다. ‘완전히’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스릴러의 클리셰에 얽매이지 않는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른 곳에 있어 가능한 일이다. 조 감독은 아파트에 투영된 현대인의 모습에 집중했다. 사회적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 방관자적 태도 등 공동체를 이루는 우리의 태도를 주의 깊게 살폈다. 범죄보다 무서운 것이, 치솟는 아파트값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이 주제 의식은 여느 스릴러, 공포물보다 더 잔인하고 무섭다.
영화 '목격자' 스틸 [사진=NEW] |
배우들의 능숙한 생활 연기는 ‘목격자’가 선사하는 현실 공포에 힘을 싣는다. 원톱으로 극을 이끈 이성민은 상훈에 완벽히 스며들며 그의 절박함을 토해낸다. 형사 재엽 역의 김상호와 상훈의 아내 수진 역의 진경도 안정적인 연기로 영화의 긴장감을 높인다. 살인마 태호로 분한 곽시양의 연기 변신도 신선하다. 오는 15일 개봉. 15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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