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 “빠른 시간 안에 ‘드루킹 사건’ 진실이 잘 밝혀지기를”
드루킹-김경수, 일부 진술 엇갈려 수사 난항
법조계, “진술 외에 디지털 포렌식 등 객관적 증거 있나” 의문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성패가 이번주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드루킹 김동원 씨와 연루 의혹에 김경수 경남도 지사에 이어 송인배 청와대 정무비서관 조사까지 마친 상황. 특검의 1차 수사기간이 이달 25일 종료되는 만큼, 일각에선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도 이번주 청구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허 특검이 특검 수사기간을 한차례에 한해 30일간 연장할 수 있으나,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도 연장 없이 끝난 것을 미뤄,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특검 내부에서도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송인배 비서관은 12일 밤 11시께 특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모든 내용을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소명했다”며 “특검에서 잘 검토해서 빠른 시간 안에 ‘드루킹 사건’의 진실이 잘 밝혀지기를 기원한다”고 말하고 귀가길에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청와대> |
송 비서관은 지난 2016년 6월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김 지사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드루킹과 함께 찾아가 김 지사에 드루킹을 소개시켜준 것으로 알려졌다.
송 비서관은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이 불거진 뒤,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진상조사에서 드루킹과 네차례 만났으며, 드루킹 등이 주요 회원으로 활동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간담회에 강연료 명목으로 200만원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이 현직 청와대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인 신분의 조사지만, 조사와 조서 열람에 약 13시간이 걸려 비교적 고강도 조사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수 지사를 두차례 소환해 조사한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진술이 일부 엇갈려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0월께 경공모 회원들의 활동 기반인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서 열린 댓글조작 매크로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하는 등 드루킹 일당의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드루킹 김씨가 당시 김 지사를 상대로 ‘킹크랩’ 시연을 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씨가 관련 진술을 수시로 번복하는 탓에 수사의 핵심인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회 참석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특검팀은 이들에 대한 개별 조사에 이어 대질심문까지 했으나, 김 지사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드루킹과 김 지사 둘 중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진술에 따라 진실 규명의 실마리가 보이더라도,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한 객관적 증거를 반드시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