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집단소송에 휘말린 가운데 테슬라의 지배구조와 함께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셜미디어 공시 규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테슬라[사진=로이터 뉴스핌] |
머스크 CEO는 지난 8일 트위터를 통해 기존 주식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사들여 비공개기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상장 철회를 위한 약 720억달러(약 82조원) 규모의 "자금이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직후 테슬라 주가는 11% 치솟았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튿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머스크 발언의 진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를 내면서 주가는 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같은날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로부터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장의 비난은 거세졌다. 이사회는 자금조달안을 구체적으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여론은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머스크 발언의 진위 여부와 함께 없이, 그가 취한 이례적인 발표방식과 이를 테슬라가 규제 절차로써 즉각적으로 명확히 대처하지 못한 점에 이목이 쏠린다.
가브리엘 로터버그 미시간대학교 법대 교수는 "기업이 회사를 매각하는 경영자매수(MBO)나 여타 기업 비공개 전환이 이뤄질 때마다 이미 경영진과 일반 주주 간 심각한 정보 비대칭 문제를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SEC 규정에 따르면 기업들은 중대한 행사가 있기까지 4영업일 이내에 8-K 양식의 관련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협상 단계 등 진행 상황에 대한 자세한 사항을 공유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SEC가 2013년 도입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규정이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소셜미디어 공시 규정에 따르면, 기업과 경영진이 투자자들에게 어떠한 사안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할 경우 SNS를 통한 자료정보 배포가 허용된다. 당시 SEC는 SNS를 투자 정보 전달창구로 인정했다. 머스크 CEO의 트위터 발언도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공시는 완전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모든 투자자들에게 동시에 제공되는 '완전한' 정보만 인정되는 것이다.
재커리 팰런 전 SEC 의원은 "트위터는 완전하고 공정한 정보 제공을 위한 창구로 적합하지 않다. 그렇게 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글자 수가 20~30자로 제한된 글에서 (SEC가 요구하는) 그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한 로이터의 답변 요청에 테슬라와 SEC는 응하지 않았다.
증권사 변호사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팔로워들의 질의에 답할 때 거래의 좋은 조건들만 선별적으로 공개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머스크가 팔로워들과 주고 받은 트윗 내용은 그가 이를 리트윗하지 않는 이상 즉각 확인되지 않는다.
여기에 머스크 CEO의 과거 이력 역시 이번 트위터 발언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머스크가 평소 테슬라를 두고 농담을 일삼고, 그를 비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트위터를 미끼삼았던 과거 이력이 있는 탓에 이번에도 투자자 상당수가 '장난'이라고 믿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팰런 전 의원은 "머스크의 무관함과 쇼맨십이 테슬라 브랜드의 일부라는 점은 이해하나, 증권법도 이해할거라 생각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숏셀러(단기공매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발언으로 주가가 급등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며 10일 시세조종 혐의로 테슬라와 머스크에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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