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안희정 무죄 판결에 머리맞댄 여성의원들…"비동의 간음죄 입법해야"

기사입력 : 2018년08월17일 11:18

최종수정 : 2018년08월17일 11:18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여성의원들 모여…민주당은 불참
'노 민스 노(No Means No)룰' 등 비동의간음죄 도입 필요성 제기
20대 국회서만 비동의간음죄 관련법안 4건 발의…처리는 0건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국회 여성 의원들이 머리를 맞댔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1심 무죄 판결 이후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노 민스 노(No Means No) 룰'의 입법 필요성과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노 민스 노 룰'은 피해자가 거부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졌을 경우 이를 성폭행으로 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비동의 간음죄'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비동의 간음죄 관련 여야 여성의원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승희·김현아·송희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오전 국회에서 '비동의 간음죄 관련 여야 여성의원 긴급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김승희·김현아·송희경·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과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2018.8.17 jhlee@newspim.com

나 의원은 "이번 (안희정 사건) 판결을 보면서 결국 위력에 해당하는가 안하는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매우 소극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물론 사실관계는 다 알수는 없지만, 성 관계 이후 지극히 정상적인 일상이 지속됐다는 것도 위력의 범위로 볼 수 있진 않을지 깊이 고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그러면서 "UN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도 여성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가 이뤄질 경우 성범죄로 처벌한다는 국제기준에 비해 한국의 기준이 미진하다고 지적한바 있다"면서 "이제는 입법적으로 '노 민스 노 룰'이나 '예스 민스 예스 룰'을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닌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스 민스 예스(Yes Means Yes) 룰'은 상대방의 적극적인 동의가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규정으로, 노 민스 노 룰보다 한단계 더 나아간 제도다.

현재 20대 국회 들어 이같은 비동의 간음죄와 관련한 법안은 총 4개가량 발의되어 있다. 특히 올해 초 '미투(Me Too)'운동이 거세지며 위계에 의한 간음의 인정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다.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상대방의 명백한 동의가 없는 상태에서 사람을 간음한 경우 강간죄로 인정하고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법에서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경우 강간죄로 인정된다. 또 폭행 또는 협박의 정도가 '피해자의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정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업무상 또는 고용관계에 있는 사람 외에 사회적 지위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에서 위력 또는 위계에 의해 간음행위가 이뤄질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도록 했다.

이처럼 위계에 의한 성폭력이나 비동의 간음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들이 여럿 발의됐지만 이 중 처리된 것은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08.14 deepblue@newspim.com

김삼화 의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런 문제는 정당을 떠나 여성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좀 더 일찍 법 제정에 나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안 전 지사에 대해서는 소급할 수 없겠지만 이후 성폭력에 대한 잣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여성 의원들이 적극 나서서 전향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승희 의원은 "비동의 간음에 대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현행법 조항이 '신체적으로 저항이 불가능한 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법 조항에서 위력을 신체적인 위력 말고 지위 등 비신체적인 위력까지 포함해 해석하는 변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희경 의원도 "그동안 미투나 몰카 등 성폭력을 야기할 수 있는 법안들이 많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여야가 합의해 이번 임시국회때 통과시키자고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다음주 조배숙 민주평화당 의원과 함께 비동의 간음죄와 관련한 공식 토론회를 주최하고 관련 법과 제도 도입을 위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나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성과 남성을 떠나 우리 사회의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초당적으로 여성 의원들이 힘을 모아 남성 의원들도 생각을 같이하도록 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측 여성 의원은 한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안 전 지사와 같은 당 출신인 민주당 의원들이 부담을 느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나 의원은 이날 국회 모든 여성 의원들에게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대한 검토 추진을 제안했지만 민주당 측 의원들은 여러 이유로 불참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jhlee@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한덕수, 대선 출마 여부에 "노코멘트"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행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양측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드는 데는 미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한국전쟁 이후 미국은 원조, 기술이전, 투자, 안전 보장을 제공했다. 이는 한국을 외국인에게 매우 편안한 투자 환경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대행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2025.03.24.gdlee@newspim.com 한 대행은 "협상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와 상업용 항공기 구매 등을 포함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며 "조선업 협력 증진도 미국이 동맹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FT는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대행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 대행은 협상 과정에서 "일부 산업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양국 간 무역의 자유가 확대되면 "한국인의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여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재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 대행은 6·3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nylee54@newspim.com 2025-04-20 13:43
사진
호미들 중국 한한령 어떻게 뚫었나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중국의 한류 제한령)이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가 중국에서 공연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8일 베이징 현지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3인조 래퍼 '호미들'이 지난 12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반응은 상당히 뜨거웠다. 중국인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호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음악에 맞춰 분위기를 만끽했다. 공연장 영상은 중국의 SNS에서도 퍼져나가며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 가수의 공연은 중국에서 8년 동안 성사되지 못했다.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BTS도 중국 무대에 서지 못했다. 때문에 호미들의 공연이 중국 한한령 해제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미들 공연이 성사된 데 대해 중국 베이징 현지 문화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은 공연이 소규모였다는 점과 공연이 성사된 도시가 우한이었다는 두 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호미들이 공연한 우한의 우한칸젠잔옌중신(武漢看見展演中心)은 소규모 공연장이다. 호미들의 공연에도 약 6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800명 이하 공연장에서의 공연은 정식 문화공연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중국에서는 공연 규모와 파급력에 따라 성(省) 지방정부 혹은 시정부가 공연을 허가한다. 지방정부가 허가 여부를 판단하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에 허가 판단을 요청한다. 한한령 상황에서 우리나라 가수의 문화공연은 사실상 금지된 상황이었다. 호미들의 공연은 '마니하숴러(馬尼哈梭樂)'라는 이름의 중국 공연기획사가 준비했다. 이 기획사는 공연허가가 아닌 청년교류 허가를 받아서 공연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한시의 개방적인 분위기도 공연 성사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한에는 대학이 밀집해 있으며 청년 인구 비중이 높다. 때문에 우한에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다. 게다가 젊은 층이 많은 만큼 우한에서는 실험적인 정책이 시행되어 왔다. 우한시는 중국에서는 최초로 시 전역에서 무인택시를 운영하게끔 허가하기도 했다.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파격적인 정책이 발표되는 우한인 만큼, 한한령 상황임에도 호미들의 공연이 성사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의 한 문화업체 관계자는 "우한시가 개방적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호미들의 공연은 소극적인 홍보 활동만이 펼쳐지는 한계를 보였다"며 "공연기획사 역시 한한령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현지 문화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한국의 최정상급 가수가 대규모 콘서트를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어서 빨리 한한령이 해제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라는 시그널은 아직 중국 내에서 감지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호미들의 중국 우한 공연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4-18 13: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