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신흥시장 증시 하락 요인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올해 들어 신흥국 통화 변동성이 선진국 통화에 비해 급등하며, 변동성 격차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는 이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탄광 속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글로벌 유동성이 사라지고 있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즉, 환율 변동성이 거칠어지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부터 발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해당국 증시에서도 수요가 위축되지만, 변동성 자체도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들어 신흥국 주식 투자에 따른 수익이 이미 약해졌는데, 변동성마저 가미돼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급등세를 보인 미달러가 대다수 신흥시장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달러는 최근 수일 간 소폭 후퇴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올해 들어 3.7% 상승한 수준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아시아 주당순익 상승률 전망치를 13%에서 12%로, 내년 전망치는 12%에서 10%로 하향 조정하며, 신흥국 통화의 큰 변동성을 이유로 들었다.
골드만삭스는 통화 움직임이 전반적인 금융 위기로 확산될 지는 불투명하지만, 아시아에 투자된 상당수 자금이 신흥시장펀드에 묶여 있어 투심이 악화되면 아시아 증시에 하방 압력이 증대한다고 설명했다.
모간스탠리도 신흥국 증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역시 통화 변동성을 이유로 들었다. 모간스탠리는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2020년 주당순익 전망치를 110.20달러에서 90.50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통화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증시가 견조한 경제 펀더멘털과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 힘입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린치 LPL파이낸셜 수석 투자전략가는 “신흥국 통화 변동성은 한동안 계속되겠지만, 구름이 걷히면 신흥국 시장에서 발을 빼지 않은 투자자들이 함성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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