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위기 경보 '주의' 단계로 격상하자 업계 초긴장
손 소독제와 세정제 비치, 메르스 TF 구성해 모니터링
"초기 대응 잘 이뤄져… 지나친 불안감 조성 안 됐으면"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추석연휴 대목을 앞둔 유통업계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 확산에 비상이 걸렸다. 3년 전 메르스 확산으로 극심한 매출 피해를 입은 백화점·면세점 등 오프라인 업계는 긴장 속에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쿠웨이트를 방문한 61세 남성 A씨가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메르스 확진 판정은 2015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밀접접촉자 수는 21명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메르스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신속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유통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와 중국 중추절 특수를 앞둔 상황에서 자칫 소비심리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 2015년에도 전염병인 메르스의 확산으로 불특정 다수가 몰리는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시설에 고객 이탈이 가속화하며 극심한 내수 침체기를 겪은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발생 직후인 6월 국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1.2%, 대형마트는 10.2% 급감했다.
한 대형마트 매장에서 고객이 추석 선물세트를 구매하고 있다.[사진=이마트] |
대목을 통째로 날릴 위기에 처한 유통업체들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선 매장 출입구에 고객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계식 손 소독제와 세정제를 비치했다. 이마트도 출입구와 화장실에 손 소독기를 비치하고 카트에도 별도 카트 세정제를 배치했다.
홈플러스는 메르스 관련 TF팀을 구성하고 일선 매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다른 업체들도 3년 전 메르스 홍역을 치르면서 대응책 메뉴얼을 마련해둔 만큼, 정부의 추가적인 지침에 맞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면세업계는 메르스 공포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에도 메르스 확산 직후인 그해 6~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대비 153만3000명이나 급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만에서 6~7월 한국여행을 계획했던 관광객 1295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는 면세업계 최대 대목인 중국 중추절(9월 22~24일)과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있는 만큼 현지 언론보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메르스의 경우 3년 전과 달리 초기대응이 비교적 잘 이뤄졌고, 한 차례 경험도 있는 만큼 대응 매뉴얼도 잘 갖춰져 있다”며 “관련 상황과 정부의 지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즉각 대처하고 있지만 지나친 불안감 조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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