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보유세 인상…국토부, 공시지가 현실화 예고
거래세 인하 관계부처 이견…지자체 반발 가능성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최대 3% 인상하는 등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부동산대책의 가닥을 잡았다. 다만, 거래세 인하폭을 놓고서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정책으로 주택 보유자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던 참여정부 때의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거래세 인하폭을 놓고 관계부처 간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종부세 최대 3% 인상 예고…공시지가 현실화도 초읽기
11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종부세를 비롯한 보유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확인됐다.
초고가주택과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최대 3% 수준의 보유세를 부과하고 공시지가도 현실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의지는 정부보다는 여당의 의지가 더 강하다.
서울의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김학선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취임 후 "3주택 이상이거나 초고가 주택 등에 대해서 종합부동산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보유세 강화를 시사했다. 그는 지난 10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토지)공개념을 도입한 것은 1990년대 초반인데 실제로는 20년 가까이 공개념 실체를 만들지 않았다"면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조세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어서 국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특히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 기류가 강해 적당한 선에서 타협될 것으로 보인다.
발표 시기는 추석 전에 마무리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17일 이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지만 부처간 협의가 늦어질 경우 20일 발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경제수석을 역임했던 홍장표 대통령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은 10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석 전에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기본방향은 최대한 부동산값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 거래세율 인하폭 놓고 기재부·국토부·행안부 '동상이몽'
가장 큰 관심사는 거래세 인하폭이다. 부동산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거래세를 인하해 부동산 업계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동산업계에서도 보유세 인상에 따른 조세저항을 누그러뜨리고 정책효과를 높이려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거래세를 낮춰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이 같은 필요성을 인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관계부처 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청 회의에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중소벤체기업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정책위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2018.08.30 yooksa@newspim.com |
거래세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로 나뉘는데 국세가 아닌 지방세로 귀속된다. 따라서 보유세 인상분보다 거래세 인하분이 클 경우 세수가 줄어드는 지자체는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지자체와 이해를 같이 하는 행안부도 이 같은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거래세가 늘어나기 때문에 세율을 인하해도 세수 총액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거래가 활성화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해관계는 대립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거래세율 인하 여부는 물론 발표 시기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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