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무역전쟁에서 승자는 없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회자되는 말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기업들은 이런 격언이 틀렸다는 걸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역전쟁이 격화되자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에서의 사업을 재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남아로 신규 주문 밀려들고 생산지를 옮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 430여곳 중 약 3분의 1이 생산지를 해외로 이전했거나 검토 중이라고 주중미국상공회의소(AmCham China)와 주상하이미국상공회의소(AmCham Shanghai)가 지난 13일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동남아가 최고 선호 지역으로 꼽혔다.
베트남 가구 생산업체 푸타이(Phu Tai)가 이런 현상으로 수혜를 입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월마트 스토어의 미국 아울렛용 가정 가구를 만드는 이 회사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수출을 30% 늘릴 계획을 세웠다.
또 회사는 근거지 베트남 빈딘성에 있는 두 개의 공장을 확장하기 위해 약 1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동나이성의 다른 공장 두 곳의 생산라인도 개선할 예정이다.
푸타이는 지난 4일 블룸버그와 통화에서 "주문이 늘면서 이를 우리의 대미 수출이 촉진될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며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하는 점을 고려해 많은 미국 수입업체가 베트남에서 구매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10개국이 포함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은 낮은 생산 비용과 경험이 축적된 제조 공장, 견고한 성장률 덕분에 신규 공장의 '천연 자석'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과의 지리적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사업 환경 순위도 개선되고 있다. 아세안 5대 경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약 5.3%다.
홍콩 무역개발위원회의 니콜라스 콴 연구 책임자는 18일 기자회견에서 동남아를 '경제 파워하우스(economic powerhouse)'로 부르며 동남아는 홍콩 기업에 무역전쟁의 긴장 속에서 안전한 피난처로, 인기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자료= 주중미국상공회의소와 주상하이미국상공회의소, 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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