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하남 온라인센터, 주민 반발에 결국 무산
물류센터 확충 시급..."수도권 동부 대체 부지 강구"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전문센터 하남 건립이 좌초됐다. 장안동, 구리에 이어 물류센터 건립이 세 번째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앞서 하남시는 지난 19일 ‘현 미사강변도시 부지 내에 입점하려는 신세계 온라인센터에 대해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한국도로주택공사(LH)에 보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 온라인센터 건립을 위해 LH로부터 하남미사지구 자족 시설용지 2만1442㎡(약 6400평)를 972억원에 사들이는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해당 부지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초대형 온라인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정 부회장은 단순 물류센터라기 보다는 '온라인 심장부‘이자 SSG닷컴의 핵심 시설로 만들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하남시는 공식 반대입장을 표명, 신세계 측도 사실상 이를 수용하며 온라인센터 하남 건립은 최종 무산됐다.
◆ 수도권 동부 온라인 전용 거점 필요... "대체 부지 조속히 찾을 것"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이마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1호점인 보정센터.<사진=이마트> |
하남 온라인센터 건립이 무산되면서 내년 본격 추진 예정이던 이커머스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물류센터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네오) 김포점과 보정점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 네오 생산설비 능력은 약 6만건으로 가동률은 이미 9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수도권 동부 거점 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하남 온라인센터 건립은 이커머스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번 온라인센터 건립이 무산되면서 신세계그룹은 부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검토 등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
신세계 측은 향후 하남시가 대체 부지를 제안할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여타 지자체에서도 온라인센터 건립에 대한 제안이 들어온 상태다.
◆ "온라인센터 문제, 이커머스 법인 신설에 영향 없다"
신세계 관계자는 “온라인센터 건립으로 온라인 수요와 서비스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하는게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소비 활성화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건립 무산으로) 이러한 길들이 막힌 것이 안타깝다”면서 “하남시와 관내 대체 부지를 찾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 측은 온라인센터 건립이 지연되는 것이 이커머스 법인 신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커머스 법인을 설립하기 전 물류센터 구축 등에 대한 투자는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설법인 출범 이후 투자 운용사로부터 투자를 받게 되면 인프라 등 구축에 투자금을 직접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올해 1월 외국계 투자운용사 비알브이·어피너티 PE에서 1조원을 유치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별도 신설회사를 건립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신설 법인 총매출액을 2023년까지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그룹 & 파트너사 채용박람회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정 부회장은 하남온라인센터 건립 계획을 밝혔다. [사진=이형석 기자 leeh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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