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기조연설 “ 국제사회가 길 열면 北 발걸음 안 멈출 것"
"종전선언 절실, 남북미 정상이 평화에 다가갈 것“
“대북 유엔 결의 지키며 北 도울 것"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능한 빠른 시기에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면서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제 73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조연설을 통해 “지난 일 년 간 한반도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지난 제72차 유엔총회에서 온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루기 위해 북한이 스스로 평화를 선택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유엔은 물론 지구촌 구성원 모두의 바람이기도 했다”면서 “북한은 우리의 바람과 요구에 화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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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재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돌렸고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대표단 파견은 평화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4월 20일 핵 개발 노선을 공식 종료하고 경제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고,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은 9월 9일에는 핵 능력 과시 대신 평화·번영의 의지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다시 세계 앞에 섰다”면서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다.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이 올바른 판단임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면서 “유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나는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하며,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 나는 전쟁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평화·번영의 시대를 다짐했다”고 밝힌 뒤 “북미 회담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적대관계 청산,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화를 바라는 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었다”면서 “한반도와 북미 관계에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고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서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따를지라도 남·북·미는 정상들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걸음씩 평화에 다가갈 것”이라면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에 유엔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밖에 “한국은 유엔이 채택한 결의들을 지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올해 8·15 경축사에서 제안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을 소개한 뒤 “향후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 나아가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이어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남과 북은 끊어진 철도와 도로 연결에 착수했다. 앞으로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역내 국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실질적 성 평등 실현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폭력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관련, “우리나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직접 경험했다”면서 “국제사회의 '여성, 평화, 안보'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분쟁 지역의 성폭력을 철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91년 9월 17일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남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하면서 남북의 수석 대표들이 언젠가는 화해와 협력, 평화를 통해 하나가 될 것이라 다짐했던 사실을 상기 시킨 뒤 “27년이 흐른 지금, 남과 북은 그날의 다짐을 실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여러분 모두 언제나 함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