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그가 평화상을 수상하면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하는 한 미국 언론의 비관 사설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로이터] |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코멘테이터 아이잭 스톤 피시는 4일(현지시간) '친애하는 노벨 위원회에게: 김정은 위원장에게 상을 줄 생각조차 하지 말라'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평화상을 김 위원장에게 수여하면 이미 흔들릴 대로 흔들린 노벨 위원회의 명성을 더럽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베팅 정보 웹사이트 '오즈체커(Oddschecker)'가 여러 베팅사이트의 정보를 수집한 결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쳐졌다며 놀랍게도 일부 베팅 사이트에서는 김 위원장이 절반 보다 높은 배당률을 나타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는 "무려 2500만명이 중세시대의 정치 지도자 숭배에 사로잡혀 있고 집단 수용소에서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는 국가의 지도자가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상 중 하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한숨(sign)'을 내뱉었다.
피시 코멘테이터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이 상을 받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고립을 종식시키고 김정은 정권의 반인륜적인 범죄를 간과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호전적인 태도를 바꾸려 노력한 공이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노벨 위원회는 유엔난민기구(UNHCR), 러시아 정부의 언론 탄압에 굴하지 않는 야권 성향 신문 노바야 가제타(Novaya Gazeta)나 사우디아라비아 사회운동가 라이프 바다위가 평화상을 받기에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국민에 대한 범죄는 "인류에 가장 대단한 선행을 베푼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상을 실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노벨 위원회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긴장감을 완화시켰다는 공로를 인정해 평화상 수상자로 지명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피시 코멘테이터는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애시당초 이 모든 것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비롯된 긴장감이라며 네 번의 핵 실험과 수십번의 미사일 실험, 미국·일본 등 국제사회를 위협했고 올해 봄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은 미국이 북한에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불안에 떨었다고 썼다. 북한은 현재 비핵화를 향해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60개 정도의 핵 무기를 보유할 지 모르며 미국과 북한 양측은 언제든지 역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시는 "1973년 당시 헨리 키싱저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당시 북베트남 지도자 레둑토가 휴전 선언으로 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전시 상황이 된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평화상을 주는 것은 이러한 실수를 범하는 것과 매한가지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그는 1991년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지만 군부의 로힝야족 탄압과 학살을 사실상 방관한 혐의로 현재 서방국가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 자문역을 언급하며 "우리는 올해 이미 충분한 이성과 품위 규범 위반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가 수상하는 노벨 평화상은 5일 이르면 저녁 6시(한국시간)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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