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준 의원 "저가 수입맥주 가장 큰 피해는 국내 수제맥주"
김동연 부총리 "맥주 뿐 아니라 전체 주류 종량세 전환 검토"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주세개편에 대한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행 종가세를 종량세로 바꿔 적용하면 국산맥주 가격이 1캔당 평균 363원 저렴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기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세청에서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캔맥주(500㎖)에 종량세를 도입하면 국산맥주는 363원 저렴해지고 수입 맥주는 89원 가량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터(ℓ)당 835원을 과세했을 때 추정치다.
현행 종가세 과세 체계상 국산 맥주는 국내 제조원가에 국내 이윤·판매관리비를 더한 출고가를 과세 기준으로 한다. 하지만 수입 맥주는 관세를 포함한 수입신고가격이 과세표준이어서 상대적으로 세금이 적게 매겨져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맥주 종량세 도입 논의가 나왔을 당시 수입맥주 ‘4캔 1만원’ 프로모션이 사라진다는 반대에 부딪혀 주세 개편이 무산된 바 있다.
심 의원은 “(현행법 상)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 이윤을 과세표준으로 삼아 주세를 부담하는 국내맥주보다 수입신고가와 관세로만 주세를 납부하는 수입맥주가 가격경쟁에서 고지를 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수입맥주가 낮은 가격으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국내 수제맥주업계”라 지적했다.
이어 심 의원은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지고 고급화되면서 질 좋고 개성 있는 맥주를 찾는 소비자층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맥주’가 4캔에 만원이 될 것인지가 중요하다”면서 “맥주 주세를 현행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맥주뿐 아니라 전체 주류의 종량세 (전환) 문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주세 개편을 예고했다.
다만 김 부총리는 "서민이 퇴근길에 치맥 한 잔할 때 마시는 생맥주 가격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종가세를) 유지했다"면서 "향후 국회 조세소위에서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대해) 논의할 때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자료=심기준 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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