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25일 아시아 증시가 전 고점에서 20% 이상 떨어지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간밤 뉴욕 증시의 기술주들이 조정장(전 고점서 최소 10% 하락)에 들어서는 등 미국의 주요 주가지수들이 급락한 영향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우리시각 오전 9시 39분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1.3% 하락해 지난 1월 고점에서 21% 하락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지수인 토픽스는 2.5% 급락해 작년 9월 이후 최저치를 향해 가고 있다.
간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4% 급락하며 2011년 8월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을 기록,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와 실적 우려, 기술주 급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요인이 증시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이번 주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우려는 달러화 강세라고 전했다. UOB케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상임이사는 "올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는데, 그 속도가 가속했다"며 "자금이 미국으로 계속 돌아가, 올해 남은 기간 신흥시장의 자금 유출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달러화 강세는 아시아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외국인 자금 이탈을 이끌었다.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했다. 이 때문에 아시아 증시에 추가적인 하락 압박이 생겼다고 렁 이사는 설명했다.
이달 들어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10% 넘게 떨어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향해가고 있다. 올해 전세계 주가지수 중 최악의 성과를 거둔 5개 지수가 아시아에서 나왔다. 이달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 낙폭은 S&P500과 스톡스600지수보다 더 크다.
노무라홀딩스의 짐 맥카퍼티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 책임자는 "미국과 중국이 레토릭으로 행동하고 반응하고 있는 만큼 이 무역 전쟁의 완전한 결과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면서 "미국 기술주가 변동성이 높아 아시아 공급체인(기업)들로 이 변동성이 확산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