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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사태에 사우디 '위기' 터키 전철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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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다보스'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투자 계약 지난해 10% 불과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사막의 다보스로 통하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가 한파를 냈다.

서방의 기업가들이 줄줄이 참석을 취소하면서 이미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에 따른 충격이 예고된 가운데 투자 계약 체결이 지난해의 10% 수준으로 급감하는 등 실제 결과가 예상보다 더욱 참담하다는 평가다.

지난 2일(현지시간) 실종 당일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감시카메라에 찍혔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FII는 원유에 집중된 사우디의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의 다각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부추기고 있다.

사우디가 카슈끄지의 살해에 가담했다는 관측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경고다.

더 나아가 사우디가 터키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의견도 번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FII에서 이뤄진 기업들의 투자 계약은 500억달러 가량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5000억달러를 웃돌았던 성과에 비해 90% 급감한 수치다.

사우디 국부펀드와 손잡고 대규모 IT 투자에 나섰던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을 포함해 저명한 기업가들이 불참을 선언, 올해 FII는 출발 전부터 먹구름이 짙게 조성됐다.

그나마 행사에 참여한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엿보기보다 모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둘러싼 의혹과 투자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로봇을 포함한 첨단 IT 기술과 미래 도시 건설, 석유 강국의 투자 등 FII의 본래 주제는 뒷전으로 밀린 채 정치적 쟁점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는 것.

콜롬비아 대학의 제이슨 보르도프 글로벌 에너지 정책 센터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의 사망은 잠재적인 투자자들의 손발을 묶을 것”이라며 “이번 파장이 단기적인 사건으로 종료될 것인지 아니면 장기화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국영 석유 메이저 아람코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불발된 데다 FII가 열린 5성급 호텔 리츠 칼튼에 수 십명의 정책자와 기업인들이 감금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기업 신뢰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전년 대비 80% 이상 급감한 14억달러에 그치면서 14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사우디 정부의 목표치인 190억달러를 2020년까지 달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사우디는 5000억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단행, 첨단 신도시를 건설해 해외 IT 대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소프트뱅크와 1조달러 규모의 2차 펀드 조성을 약속했고, 아람코는 IPO에 대한 차선책인 화학 업체 사빅 인수를 위해 최대 7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에 나선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서 모하마드 알 투와이지리 경제장관은 장기 경제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이 제 궤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사우디가 미국은 물론이고 열방들로부터 고립되는 한편 터키가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감금한 데 따라 발생했던 금융시장 혼란 및 실물경기 충격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주요 외신들은 사우디가 카슈지끄의 암살이 계획적이었다는 사실을 곧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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