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년 간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MPC)는 1일(현지시간) 통화정책을 마치고 임금상승세와 국내 인플레이션이 가팔라지고 있는 만큼 영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빨리 과열 상태에 이를 수 있다며, 향후 2년 간 인플레이션이 2%를 상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보다 매파로 좀 더 기운 것이다.
MPC는 이어 브렉시트 협상 결과가 경제 및 통화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브렉시트가 어떤 형태를 취하던 간에 통화정책은 양 방향으로 유동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이날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기업투자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올해 스태그네이션을 예상했다. 또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 성장세는 지역별로 더욱 불균형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하방 리스크가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란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좌우할 파운드 환율이 향후 3년 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 전망하면서, 브렉시트 후에도 EU와 밀접한 관계가 유지되는 쪽으로 협상이 이뤄지면 파운드가 상승하겠지만 EU와 무역협상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일 경우 파운드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란은행은 현재 경제 상황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후 상황과 많이 다르다며, 당시에는 인플레이션이 안정목표치를 밑돌고 있었고 수요도 공급보다 약해 경기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공급 쇼크에 대처할 수단이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다.
MPC는 이날 통화정책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하고, 향후 수년 간 제한적이고 점진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란은행 청사 [사진=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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