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애플이 뉴욕증시는 물론이고 전세계 주식시장의 복병으로 부상했다.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주요국 공급 업체를 중심으로 IT 섹터가 홍역을 치르는 상황이다.
뉴욕 맨해튼 애플스토어에 전시된 아이폰XS[사진=로이터 뉴스핌] |
3D 센서 업체 루멘텀 홀딩스에 이어 애플 공급 업체들 사이에 추가로 아이폰 적신호가 포착된 한편 월가 투자은행(IB)들 역시 연이어 잿빛 전망을 제시, 해당 섹터의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폭스콘으로 알려진 대만 혼하이정공의 3분기 순이익이 8억6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무려 12% 밑돌았다.
아이폰 조립의 핵심 업체인 혼하이의 실적 부진은 애플 스마트폰 사업의 적신호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 반도체 그룹 IQE가 4분기 매출액 및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1억6000만파운드와 3100만파운드로 낮춰 잡았다.
루멘텀에 이어 또 다른 애플 납품 업체가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자 아이폰 판매가 정점을 맞았다는 의견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이 밖에 일본의 재팬 디스플레이 역시 이번주 매출 전망치를 축소했다. 재팬 디스플레이는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애플 납품으로 창출하는 업체다.
월가에서도 비관론이 추가로 제시됐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내년 아이폰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6%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형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고 있고, 이는 공급 업체의 이익 전망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앞서 TF 인터내셔널이 향후 1년간 아이폰 XR 판매 전망치를 30% 낮춰 잡았고, 씨티그룹은 아이폰 판매 저하를 근거로 반도체 섹터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애플이 최근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아이폰을 포함한 주요 제품의 개별 판매 성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데 따라 점화된 ‘피크 아이폰’ 우려가 날로 고조, 관련 종목의 주가가 극심한 하락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애플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의 LG 이노텍이 10%에 가까운 폭락을 연출했고, 일본의 미네베아 미츠이와 알프스 일렉트릭이 각각 7%와 9% 내외로 후퇴했다.
대만의 캐처 테크놀로지와 비주얼 포토닉스가 각각 5% 및 9% 가량 급락했고, 중국의 렌즈 테크놀로지 역시 2% 이상 내렸다.
이 밖에 스카이웍스를 포함한 뉴욕증시의 IT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애플은 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진 상태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