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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의 LA 生生리포트] 캘리포니아 산불과 종로고시원 화재

기사입력 : 2018년11월16일 10:46

최종수정 : 2019년01월23일 17:28

한국인으로 반백년 산 토종 한국 기자가 미국이란 나라에 살면서 겪고 있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한국과 비교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늦깍이 공부 겸 해서 미국으로 건너 온 기자는 언어 장벽부터 생활 문화에 이르기까지 생경한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대국 미국에서 체험하고 느낀 점을 한국과 비교해 쓰겠습니다. 또 미국에 유학·이민 오신 주변 분의 경험담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의 내용도 참조하거나 인용하려 합니다.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쓰는 것인 만큼 ‘미국 전체가 이렇다’고 감히 단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오류가 있다면 이메일을 보내 주시면 반영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LA 어바인(미국)=뉴스핌] 김정태 특파원= 자연 앞에서 인간이 미약한 존재임을 가장 실감하는 때는 재난이 닥쳤을 경우일 것이다. 넓은 땅을 가진 미국은 더욱 그렇다. 허리케인, 토네이도, 산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3대 재난이다. 이들이 휩쓸고 지나간 지역은 초토화되고, 인명 희생과 엄청난 재산 손실도 발생한다. 그나마 허리케인과 토네이도에 대해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많은 연구와 경보시스템 투자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안다. 하지만 산불은 이들 재난에 비해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발화 지점의 파악과 진화가 조기에 이뤄지기에는 산불이 동시 다발적인데다 너무 삽시간에 번진다. 바람의 방향도 변칙적이어서 가늠하기가 쉽지않다. 미국에서 한번 산불이 나면 완전 진화까지 몇 주일 심지어 몇 달이 계속되는 대형재난인 경우가 적지 않은 이유다.

산불로 초토화되는 규모도 웬만한 도시 면적을 뛰어넘는다. 지금도 계속 진행중인 캘리포니아 산불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산불은 캘리포니아주(州) 역대 최악의 희생자를 낸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산불로 인한 전체 사망자가 56명(15일 현지 기준), 실종자가 무려 100여 명 이상이다. 지금까지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악의 산불은 1933년 그리피스 공원의 화재로 29명이 사망한 기록이다. 불에 탄 피해 면적이 20만에이커(809㎢)에 달해 서울시 전체 면적(605㎢)을 훌쩍 넘어선다. 건물도 8800여채가 전소되거나 파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곳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로 30만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북캘리포니아 뷰티카운티의 ‘캠프파이어’란 지역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남캘리포니아 말리부 인근 '울시 파이어'는 LA(로스앤젤레스)와도 가까워 헐리우드 스타와 가수 등 유명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부촌 마을이다. 이들 저택들이 형체는 온데간데없이 처참한 잿더미만 드러낸 모습을 바라보는 집주인의 망연자실한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게 한다. 美국토안보부 산하 연방재난관리청 (Federal Emergency Management Agency)은 피해 마을을 재건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산불이 얼마나 엄청나고 끔찍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대목이다.  

캠프파이어 파라다이스 마을 인근 산불현장[사진=로이터통신]

 ◆ 재난에 대처하는 미국인의 자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화마에 속수무책이었던 주민들의 마음에 ‘분노의 불’을 질렀다. 트럼프가 그의 트윗을 통해 산림 관리 부실로 엄청난 재산적 손실을 입혔다며 연방예산을 줄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다. 놀라운 점은 많은 미국인들이 관리 부실 즉, '인재(人災)'를 탓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방관 등 산불 진화에 안간힘을 쓰는 공무원들에 대해 경의와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유명 팝 가수인 케이티 페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목숨을 희생하면서 많은 가족들을 살리는 용감한 분들에게 큰 감사를 보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일침을 가했다.

나아가 산불이 크게 번진 이유를 ‘기후 변화’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환경운동가로도 알려진 헐리우드 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그의 트윗을 통해 기후변화와 역사적인 가뭄이 산불을 유발했다며 기후협약을 탈퇴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산불의 원인을 전력회사들의 끊어진 송전선 때문이라는 보도가 있긴 하지만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대형 산불은 고온과 건조한 강풍, 낙뢰등에 의한 자연 발생인 경우가 많아서다. 2013년 미국 애리조나주 야넬 인근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산불 역시 그러했다. 

소방대원들이 산불과 사투를 벌이는 이유는 진화(鎭火)도 진화지만 마을을 덮치는 불길을 막아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진화 방식은 바람의 방향을 가늠해 벌목을 하고 맞불을 놔서 더 이상 번지는 것을 막는 식이다. 애리조나 산불때는 진화하러 나섰던 특수 소방대원 20명 중 19명이 화염을 피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숨지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들을 추모하는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가 개봉돼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이들을 ‘히어로’(영웅)로 칭하는 이유다. 미국에선 소방관들을 존경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다.  

산불로 인해 캠프파이어 파라다이스 마을의 주택과 자동차가 잿더미로 변한 모습[사진=로이터통신] 

◆ '판박이' 인재(人災)사슬을 끊으려면

우리나라 역시 태풍, 산불 등 적지 않은 자연 재해가 매년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강풍이 불고 건조한 요즘 시기에는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자연 발화로 나는 산불도 있지만 사람에 의한 실화(失火)인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보다 관리 부실에 의한 도심의 화재사고 피해가 더 크다. 최근 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종로고시원 화재의 피해가 커진 이유도 소방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17년 충북 제천 화재(69명 사상자), 2015년 의정부아파트 화재(130여명 사상자) 등 대형 화재 사고도 크게 다르지 않다.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가 거의 매년 판박이처럼 반복되고 있음에도 눈에 띄는 개선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답답할 뿐이다. 비슷한 대형 화재참사가 터질 때마다 소방 관련법, 건축법, 소방관 증원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잠시 높아졌다가 이내 잦아든다. 중앙정부는 미봉책에 급급하고 국회는 여야 간 소모적 정쟁에 국민안전 입법을 뒷전으로 미루기 일쑤다. 일선 하급 기관과 지자체의 방재관리 부실과 늦장 대응은 필연적 결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재난과 인재는 분명 다르다. 인재는 안전의식 부재, 제도상의 허점, 불법행위 등에서 비롯되는 후진적 사고다. 이를 바꾸려는 근본적 노력 없이는 대형 참사는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 여기에 '영웅' 까지는 아니어도 국민의 안전을 지켜 준다는 믿음과 신뢰를 심어 줄 수 있는 주체가 절실히 필요하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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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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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대법원장 청문회 출석 곤란"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법원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오는 14일 예정된 '사법부의 대선개입 의혹 진상규명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12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재판에 관한 청문회에 법관이 출석하는 것은 여러모로 곤란하다는 입장"이라며 "출석 요청을 받은 16명의 법관 모두 '청문회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진=뉴스핌DB]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선고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기로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청문회 증인으로는 조 대법원장과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1명이 전원 채택됐으며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shl22@newspim.com 2025-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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