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세계 미술시장에서 영향력 1위를 달리는(아트리뷰 2015 집계) 다국적 갤러리 하우저&워스(Hauser&Wirth)가 일본계 미술경매 스페샬리스트를 또다시 캐스팅했다. 하우저&워스는 20일(현지시각) “크리스티(Christie’s) 뉴욕 경매에서 활동해온 코지 이노우에(Koji Inoue)를 우리 갤러리의 전후및 현대미술 부문 수석 디렉터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크리스티(Christie’s) 뉴욕에서 활동하다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에 영입된 코지 이노우에.[사진=Hauser&Wirth] |
이로써 하우저&워스는 최근 2년간 크리스티에서 베테랑 마켓전문가를 3명째 캐스팅했다. 이는 취리히, 런던, 뉴욕, 홍콩 등 전세계에 지점을 두고, 주요 아티스트의 전시회 등에 주력했던 하우저&워스가 미술품 거래의 ‘세컨더리 마켓’(2차 시장) 부문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혀진다. 미술에 있어 ‘세컨더리 마켓’이란 화랑 전시 등 1차 시장을 통해 판매됐던 작품이 시간이 흘러 마켓에 다시 나와 거래되는 것을 가리킨다. 그간 이 세컨더리 마켓은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같은 경매사들이 좌지우지 해왔으나 ‘화랑 거함’인 하우저&워스가 경매전문가를 잇달아 기용함으로써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계 미국인으로 카네기멜론 대학을 졸업한 코지 이노우에는 지난 2008년 크리스티에 입사해 최근까지 전후 및 당대 미술(postwar and contemporary art) 부문의 디렉터로 활동해온 베테랑이다. 이노우에가 재직 중일 당시 뉴욕 크리스티 경매는 최고낙찰가를 6회나 경신하며 호황을 이어간 바 있다. 그는 뉴욕 어퍼 이스트 69번가에 위치한 하우저&워스 뉴욕 화랑의 책임자로, 규모있는 전시와 회고전 등을 기획하고 작품판매 등을 독려할 예정이다.
하우저&워스 갤러리의 파트너인 마크 페이요트(Marc Payot)는 "나는 코지 이노우에와 함께 뉴욕 69번가의 화랑(하우저&워스는 뉴욕 첼시에도 화랑이 있다. 548 West 22nd Street)을 세컨더리 마켓의 플랫폼으로 재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노우에는 오는 2019년 여름부터 갤러리에 합류하게 된다.
하우저 앤 워스의 뉴욕 22번가 화랑 전경.[사진=Hauser&Wirth] |
한편 하우저&워스는 지난 7월에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하던 여성 전문가 리베르테 누티(Liberté Nuti)를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크리스티의 인상주의및 모던아트 부문에서 20년 넘게 일했던 누티는 10월부터 런던 하우저&워스 화랑에서 수석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우저&워스는 2년 전인 2016년에는 크리스티에서 일하던 바네사 구오(Vanessa Guo)를 캐스팅해 홍콩 지점 운영을 맡겼다. 이 같은 하우저&워스의 행보로 메가갤러리와 경매사가 세컨더리 마켓에서 치열하게 격돌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은 경매사들이 2차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쥐고 있으나, 앞으로 톱 갤러리들이 이 매력적인 시장을 진일보한 방식으로 공략할 경우 지형도가 변화될 여지도 있다.
취리히에서 1992년 하우저&워스 화랑을 창업해 세계적인 갤러리로 키운 이안 워스(Iwan Wirth)는 잇따른 경매전문가 영입에 대해 “우리 사업은 이제 막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우리의 비전은 명망있는 개인컬렉터, 작가의 유족(estates), 공공미술관, 재단 등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 귀중한 아트컬렉션을 잘 소개하고, 유통함으로써 예술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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