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소위 ‘개미’ 투자자들이 현금 비중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운용사의 펀드 매니저에 이어 개인 투자자들도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이와 별도로 헤지펀드 업계도 주식 매도를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 뉴욕증시에 저가 매수 세력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각) 찰스 슈왑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의 비중이 10월 말 현재 11.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수치 10.3에서 3년래 최대 폭으로 상승한 결과다. 월가의 개미들이 현금을 대폭 늘린 것은 지난 2015년 8월 주가 급락 이후 처음이다.
10월 뉴욕증시가 폭락을 연출한 사이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가 아니라 주식을 축소하는 전략을 취한 셈이다.
이와 별도로 골드만 삭스에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의 주식 매도가 한층 속도를 더한 것으로 파악됐다. 헤지펀드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이 2016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
헤지펀드 업계는 지난 2월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대한 공포가 점화된 이후 방어적인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IT 섹터에 대해 순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10월 저기 매수 움직임을 보였던 업계가 공격적인 ‘팔자’로 돌아선 것.
헤지펀드 업계가 보유한 IT 섹터의 비중은 2015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와 전자 장비 관련 종목이 집중적인 타깃이 됐다.
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의 시가총액은 9월 고점 대비 무려 3조달러 증발했다. 전날 주요 지수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토해내고 내림세로 돌아섰고, 추세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는 저조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뉴욕증시가 장기 황소장이 시작된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동반 매도가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이 ‘절벽’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내년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경고와 글로벌 경제의 하강 사이클, 무역 마찰과 연준의 금리인상까지 새롭지 않은 악재가 투자 심리를 냉각시킨 가운데 채권시장이 주가에 충격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블룸버그는 정크본드가 1년래 최장기 하락을 기록한 한편 투자등급 회사채 역시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이자 주식 투자자들이 강한 경계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UBS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신용 스프레드에 대한 S&P500 지수의 베타가 상승한 것은 투자자들이 채권 움직임에서 리스크를 인식했다는 의미”라며 “주가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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