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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놀이터③] 노인문화된 ‘길거리 장기’...“단속보다 복지적 접근”

기사입력 : 2018년11월22일 11:12

최종수정 : 2018년11월22일 11:12

전문가 "단속 답 될 수 없어...문화로 발전시켜야"
"지역 복지시설이 제 역할해 어르신 흡수하는 것 필요"
모범사례로 '보라매공원'..."자발적 참여로 문제 해결"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공원 장기 대국(大局)을 놓고 구청과 어르신 사이에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속보다는 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을 찾는 어르신 대부분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 그들에게 장기는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여가활동으로 꼽힌다. 구청에서 장기판 수거 등 단속에 나서도 다시 또 장기판을 벌이는 이유다.

[노인놀이터②] “도시미관 저해”vs“복지 따로 있나”...위기의 공원 장기판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 비닐천막 안에서 장기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장기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사진=노해철 기자] 2019.11.21 sun90@newspim.com

◆ 전문가 “별도 공간 제공하고, 복지시설 확대 필요”

전문가 역시 단속이 답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탑골공원은 오랜 역사만큼 노인들이 모이는 장소로 각인된 것도 그 이유다. 현재 종로 일대 거리는 어르신 문화 거리로 조성된 만큼 ‘길거리 장기’ 역시 문화로 발전시킬 방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원 주변에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이러한 방법 중 하나다. 박경숙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르신이 장기를 둘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해서 그쪽으로 유도해야 한다”며 “일률적 수거보다는 대안을 통해 서서히 변화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어르신이 일정 장소에서만 장기를 둘 수 있도록 유도해 길거리 환경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아침 일찌감치 탑골공원을 찾은 어르신 한 분이 간이의자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11.20 sun90@newspim.com

장기적으로 지역 노인복지시설이 어르신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도심 공원 중심으로 어르신들이 모이는 것은 지역사회 노인 복지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지역사회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경로당의 높은 진입 장벽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 교수는 “경로당은 많지만, 진입이 쉽지 않다”며 “기존에 경로당에 계신 분들이 돈 없고 어려운 어르신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 보라매공원 “공간 제공하니 자발적 관리 이뤄져”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은 어르신 길거리 장기를 문화로 발전시킨 모범사례로 꼽힌다. 보라매공원 역시 탑골공원과 같은 문제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어르신들은 공원에서 장기를 두면서 음주를 하거나 담배꽁초를 버렸다. ‘어르신 때문에 공원 벤치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용객 불만도 나왔다.

보라매공원은 2016년부터 공원 한편에 장기를 두는 공간을 제공했다. 장기를 둘 수 있는 테이블과 의자를 제공하고, 비닐 천막을 설치한 것이다. 그러자 어르신들 스스로 공간을 청소하는 등 변화가 생겼다. 보라매공원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장기를 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면서 그분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내 설치된 테이블과 장기판. 하루 수십명의 어르신은 매일 이곳을 찾아 사람들과 어울리며 장기 대국을 벌인다./[사진=노해철 기자] 2019.11.21 sun90@newspim.com

실제 지난 21일 방문한 보라매공원 비닐 천막은 장기를 두는 어르신과 구경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천막 입구에는 △흡연이나 화기 물질 사용 및 파손행위 △음주, 고성방가 등 질서문란 △노숙, 쓰레기 투기를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곳에서 만난 최우경(55)씨는 “이런 공간을 마련해준 것에 대해 모두가 감사해한다”며 “사람들끼리 청소하고 관리하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곳 장기 대국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50명의 회원을 둔 동호회가 생겼고, 매월 두 차례 대회도 열린다. 지난 8월에는 6살 아이부터 96세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대회에 참가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장기판 테이블도 설치돼 있다.

이와 관련해 종로구청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해보겠다”면서 “다만 구청 내 여러 부서와 논의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전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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