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 발언에 월가 트레이더들이 바빠졌다.
연방기금 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다는 언급에 올해 12월과 내년 세 차례의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전략 수정에 잰걸음을 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들 [사진=블룸버그] |
29일(현지시각) 장중 한 때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이 3.0%를 뚫고 내린 뒤 낙폭을 좁혔다.
10년물 수익률이 3.0% 아래로 밀린 것은 지난 9월 이후 처음이다.
월가의 채권 트레이더들이 내년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 대한 전망을 과격하게 하향 조정한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는 내달 연준이 올해 네 번째 25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내년 통화정책 정상화를 한 차례로 축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 등 경제 펀더멘털의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긴축에 나선다 하더라도 두 차례가 상한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ABN암로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연준의 내년 금리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것”이라며 “인상 시기는 상반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전날 파월 의장이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현재 매우 탄탄하다고 언급한 만큼 내달 금리인상이 확실시된다고 ABN 암로는 주장했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미 채권 전략 헤드도 투자 보고서에서 “연준 정책자들이 금리인상 사이클을 조만간 중단하거나 완전히 종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채 수익률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중 2bp 하락하며 2.79%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도 2bp 떨어진 3.32%를 나타냈다.
독일과 영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역시 각각 3bp와 5bp 하락하며 0.32%와 1.33%에 거래됐다.
이와 관련, 런던 소재 토론토 도미니온 은행의 리처드 켈리 글로벌 채권 전략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국채시장이 현실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9월 연준의 매파 정책 기조에 대한 전망이 시장을 지배했던 것과 상반되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 사이에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한 과도한 대응을 경계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바짝 근접했다는 그의 발언은 분명 ‘갈 길이 멀다’는 지난달 의견에서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중립금리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만큼 통화정책 정상화의 종료를 점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소시에떼 제네랄은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이 비둘기파 발언을 내놓았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크게 꺾이지 않는 한 긴축을 머물 여지는 낮다”며 “과도한 반응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연준이 과격한 긴축으로 정책 실수를 범할 것이라는 우려가 진정된 데 의미를 둘 만하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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