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하강 우려+美금리인상 감속 시사
한미 금리차 확대시 최대 한차례 인상 관측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0일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6년 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딱 1년 만이다.
시장에선 이미 누적된 금융불균형(가계부채), 한미간 기준금리차 확대에 따른 부작용 등을 감안해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이제 관심은 한은이 11월에 이어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 있느냐 여부다. 시장에선 이번 금리인상이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경가하강 우려에 내년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18.11.30 pangbin@newspim.com |
내년 금리인상이 어려운 이유는 경기전망이 올해보다 더 어두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9개월 뒤 경기흐름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8월까지 17개월째 하락세다. 국내외 기관들도 잇따라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27일 '2019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6월 전망한 3.0%에서 2.7%로, 내년 GDP 성장률을 2.6%로 예상했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7%와 2.6%로 하향 조정하면서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에 GDP 성장률이 2.5%까지 떨어진다고 내다봤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2.3%까지 낮춰잡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경기 모멘텀 둔화가 가시화된 만큼 연속적이고 기조적 인상보다는 단발성 인상의 가능성이 높아 내년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 연구위원은 "경기모멘텀 둔화나 펀더멘털 훼손은 이미 소수의견을 통해 확인된 바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추후에 금리를 올린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 미국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 역시 내년 한은의 금리인상 동결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뉴욕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 바로 아래(just below)에 있다'고 평가했다. 10월 초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a long way)'는 언급과는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11월 7~8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신호했지만, 내년에도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해진 모습을 보였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미국이 내년에 원래 계획보다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보여 미국과의 금리차가 1% 이내로만 유지된다면 내년에는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리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내년에 많아야 한차례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상당수 증권사들은 내년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상반기에 미국 기준금리가 3%까지 갈 경우 양국간 기준금리 격차가 125bp까지 벌어지게 되는데 3분기 정도에 한차례 정도 더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에 한차례 정도 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경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금리인상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기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