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에 도장 찍힌 투표용지..선관위 직인에 용지 접힌 흔적도 없어
당선자 "부정투표 의혹과 상관없어"..학교 측 진상조사 들어가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수도권의 한 사립대에서 기표된 총학생회 투표 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와 부정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 측도 즉각 진상조사에 나서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3일 수도권 소재 A대학교에 따르면 최근 이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 ‘총학생회의 해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에는 “렌터카를 빌렸는데 접히지도 않은 찬성 용지 다발이 나왔네요. 해명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과 사진 3장이 함께 올라왔다.
A대학교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총학 선거 관련 기표 용지 사진. 투표용지 찬성란에 도장이 찍혀 있다. [사진=독자 제공] |
사진은 △보조석 글로브 박스에 고무줄로 묶인 투표용지들이 들어있는 모습 △투표용지 ‘찬성란’에 도장(기표)이 찍힌 모습 △투표용지 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 등이다. 특히 기표된 용지 사진에는 이 대학 학생자치기구 선거관리위원회 직인과 일련번호 등이 찍혀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 사이에서는 부정선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사실이라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법적절차로 고발까지 가야하는 상황” 등의 댓글이 달려 있다.
이 대학은 11월21일 총학생회 선거를 진행, 단독 후보로 오른 B선본이 당선됐다. 당시 이 선본은 총 투표수 1886표 중 1571표(83.2%)의 압도적인 찬성표를 얻었다.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 공식 SNS계정에 해명글을 게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렌터카에서 A대 총학생회 선거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진. 해당 차량 글로브 박스에 고무줄로 묶인 투표용지들이 놓여 있다. [사진=독자 제공] |
B총학생회장은 “저는 학우 여러분들이 생각 하시는 부정 투표 의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저는 학우 여러분들의 선택을 받아 당선이 된 것이고 저로서는 이런 구설수에 오르는 것이 매우 당황스럽고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 “총학생회 당선자로서 선거관리위원회에게 공식적으로 (조사를)요청하겠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답변이 나오는 대로 학우 여러분들께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학 관계자는 “해당 게시글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학교 측에서도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