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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축구 새로 쓴 박항서의 ‘조용한 혁명’과 ‘쾅 하이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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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10년만에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
젊은 세대 주축으로 '개인 아닌 팀'의 축구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베트남 축구 역사가 다시 쓰인 날 하노이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베트남 대표팀(피파랭킹 100위)은 지난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랭킹 169위)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서 1대0으로 승리, 1,2차전 합계 3대2로 10년만에 우승컵을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59)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4강에 오른 데 이어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그가 베트남 사령탑에 취임한 뒤 1년3개월만에 만든 ‘기적’이다.

불야성을 이룬 베트남 국민들. [사진= 베트남 축구협회]

▲ 베트남은 흥분의 도가니

흥분의 도가니였다. 하노이 시 전체가 축하를 건네느라 불야성을 이뤘다. 베트남 금성홍기와 대한민국의 태극기가 도배가 됐다. ‘베트남 보딕(우승)’, ‘베트남 꼬렌(파이팅)’,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 구호를 밤새 외쳤다. 베트남 권력서열 2위 응우옌 쑤언 푹 총리는 시상대에 오른 박 감독을 안은 뒤 양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인에게는 ‘공짜 술’의 날이었다. 베트남인들은 한국인을 만나면 축하 인사를 건넸고 너도나도 술을 샀다. 우승 후 그가 말했듯이 ‘한국과 베트남의 가교’가 된 것이다. 오토바이를 탄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로인해 당초 예정됐던 ‘박항서 카 퍼레이드’는 취소됐다.

한국에서도 스즈키컵 결승2차전은 시청률은 전국 18.1%나 나왔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28.4% 치솟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가 시청률 10%를 넘기기 어려운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하를 건넸다. 문대통령은 SNS에서 “결승전에서 베트남 관중들이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를 함께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축구를 통해 양국이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되었음을 실감했다”라고 적었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자국 대표팀과 박항서에 대한 사소한 것들 모두 조명 받고 있다. ‘신성’ 판반둑의 운동화에서부터 박항서 감독의 낡은 시계가 화제가 됐다.

낡은 시계는 박항서의 여러 시계중 ‘2002 기념 시계’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한 당시 박항서 한국 대표팀 코치는 ‘대한민국의 4강’ 이후 특별한 시계를 받았다. 스위스 시계 제작사가 히딩크와 박항서 단 둘만을 위해 제작한 특별한 시계로 16년째 그와 함께 하고 있다.

스즈키컵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사진= 베트남 축구협회]

▲ 박항서의 조용한 리더십

뜨거운 베트남 열기 중심에는 ‘박항서의 조용한 리더십’이 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내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다정다감한 ‘아버지 리더십’으로도 표현되는 박항서 특유의 지도력이다.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내고 자신을 낮춘다. 선수에게 직접 발마사지를 해주는 모습, 부상선수에게 비즈니스석을 양보한 일, 우승후 샴페인을 박 감독에게 뿌려대는 베트남 선수들이 자연스레 오버랩 된다.

박항서 감독의 어록도 인기다.
“한국에서는 60세가 될때까지 성숙하지 않는다. 실패의 경험은 오롯이 내것이 되야 한다. 자신감이 오만함이 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결과의 책임은 내게 있다.” (박항서)

박항서 베트남 감독과 준우승에 그친 탄 쳉 호 말레이시아 감독(오른쪽서 2번째). [사진= 베트남 축구협회]

▲ ‘변방의 박항서’가 만든 기적

2002년 한일월드컵 신화를 이룬 주인공 중 한명이긴 했지만 박항서 감독은 국내에서는 큰 영광을 안지 못했다.

현역시절 A매치 출전은 친선경기 1경기가 전부다.
월드컵 성과를 인정받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감독으로 데뷔했으나 동메달에 그친 뒤 경질됐다. 이후 프로팀 코치를 거쳐 2005년 창단된 경남FC의 감독으로 취임했다. 2007년에는 경남FC를 4위로 올렸으나 구단과의 갈등으로 사임했다. 이후 프로팀에서 불러주는 팀이 없어 실업축구 창원시청에서 감독생활을 하다 2017년 10월 베트남 대표팀에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베트남으로 향한 박 감독은 고정관념부터 고쳤다. ‘체력 문제’로 지적받던 베트남 선수들의 몸은 생각보다 강했다. 단지 키가 작을 뿐이었다. 작은 몸에는 뛰어난 민첩성이 있었다. 극한훈련을 통해 장점을 더 끄집어냈다. 그리고 히딩크가 그랬던 것처럼 선수들을 보듬었다.

10년만에 스즈키컵서 우승한 베트남 선수들이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사진= 베트남 축구협회]

▲동남아서 벗어나는 베트남

준우승에 그친 탄 쳉 호 말레이시아 감독은 베트남 축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베트남은 (박항서의 부임후) 1년 동안 기술 축구가 몰라보게 발전했다. 이제는 동남아에서 베트남과 경쟁하고 이기는 게 어렵게 됐다. 베트남 팀은 젋고 미래는 밝다”라고.

베트남 축구의 핵은 ‘쾅 하이 세대’로 불린다. ‘베트남의 메시’로 불리는 응우옌 쾅 하이의 이름을 딴 황금세대를 뜻한다. 쾅 하이는 왼발 등에 능해 스즈키컵 결승1차전서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박 감독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쾅 하이 세대’는 무패를 자랑한다. 무승부만 2차례다. 여기에 결승2차전서 선방을 펼친 골키퍼 당반럼과 22세의 판단빙 등이 주축이다. 특히 판단빙은 올해 초까지만해도 박 감독에게 주목 받지 못했다. 마르고 왜소해 눈의 띄지 않는 선수였으나 이번 대회서 독일인 코치진의 추전을 받고 전격 기용했다.

베트남은 젊은 팀이다. 하지만 다른 어느 팀보다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뛴다. 스즈키컵에서도 박항서의 축구 스타일이 ‘단 하나의 킬러 공격수가 아닌 팀’임을 입증했다.

현지 베트남 매체는 ‘동남아 축구 역사는 다시 시작된다. 우리는 왕이다“며 달라진 위상을 표현했다.

박항서 감독의 얼굴을 가슴에 그린 베트남 축구팬들이 모형 트로피를 들고 응원에 나선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내년3월 한국과 맞붙는 베트남

“지도자 생활 중에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사랑해주신 만큼 베트남 국민들께서 대한민국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박 감독은 내년 3월 벤투호와 맞붙는다. 이 경기는 내년3월26일 베트남에서 단판 승부로 열린다. 대회 이름은 ‘2019 AFF-EAFF 챔피언스 트로피’로 정해졌다.

숨 돌릴 틈도 없이 그의 눈은 벌써 내년 1월 아시안컵을 향했다.
박 감독은 “이제 아시안컵 준비를 할 것이다. (3월) 한국과 경기를 하는데 특별한 감정은 없다.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이기 때문에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인기는 연기와 같은 것이다”라고 말한 그의 말(지난 1월 U-23 아시아선수권 준우승 후)을 행동으로 실천 중이다.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그는 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랑 받는 만큼 돌려줘야 한다.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 대해 고마움으로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며 겸손해 했다.

이미 박 감독은 16일 베트남 자동차 업체 타코 그룹이 그에게 건넨 우승 축하금 10만달러(1억1345만원)를 베트남에 쾌척하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그의 인기와 함께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그의 얼굴과 이름을 달면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도 드링크 등에 박 감독을 내세워 더욱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2년 히딩크 감독이 그랬듯이 박항서는 ‘새 레전드’가 되고 있다.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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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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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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