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크리스마스 후폭풍 제한적...추격 매도 말고 관망 유지
한국증시 연초 고점후 조정 지속...악재 선반영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24일 미국과 일본 등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블랙 크리스마스' 속에서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 조정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한국 증시 낙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에 뒤늦은 불안심리에 추격 매도하기보다는 내년 초까지 시장을 관망하는 스탠스를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연준의장 해임 논의, 므누신 미 재무장관의 6대 은행 CEO와의 회동 소식 등에 2% 넘게 급락했다. 일본 증시도 미국 증시와 엔화 강세 영향으로 5% 가량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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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플로어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6일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워싱턴 리스크"라고 명명했다. 그는 "내년 1월3일 이후 새로운 의회가 시작되면 하원이 민주당 과반으로 돌아서면서 마찰이 지속될 수 있어 조정 장기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므누신 재무장관이 주요 은행 CEO와 통화를 통해 유동성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하락폭을 확대했다는 전언이다. 서 팀장은 "시장에선 금융위기 당시 정부 행보와 같다고 보고 매물이 늘어났다"며 "특히 금융시장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 심리를 자극했고,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투자자들 사이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경계감이 있었는데 셧다운 이슈가 불안 심리를 폭발시켰다"고 분석했다. 셧다운 이슈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싶은 타이밍에 확산되며 투매 양상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글로벌 하향 조정이 한국 증시에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는 올해 1월 중 주가 고점을 형성한 이후 조정국면이 지속돼 왔다"며 "애널리스트의 실적조정이 4분기부터 시작됐는데, 국내 주가는 이미 선제적으로 반영돼 있다"고 전했다.
또한 오 센터장은 "중국은 경기 하강이 가속화될 경우 대대적인 부양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도 경기 둔화와 자산가격 하락이 지속될 경우 조기에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국내 증시는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 침체 국면을 반영해왔다"며 "조정 폭을 이번에 급락한 선진국과 동일선상에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주가는 2017년 수준이고 선진국은 전일 급락분을 반영해야 2017년 수준이 된다"며 "낮은 키 맞추기가 이뤄져 선진 증시 급락이 우리 증시에 추가적으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나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심화된 것에 대해 내년 초까지는 관망 스탠스를 유지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것을 악재로 해석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 심리가 훼손돼 있다"며 "선진국 투자자든 신흥국 투자자든 상관없이 연준의장 해임 논란 사태가 진화되고, 셧다운 사태가 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월 초까지는 관망 스탠스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 역시 "중국의 경기부양책과 미국의 통화정책 등이 충족된다면 시간은 우리 편일 것"이라며 "뒤늦게 공포에 빠져 추격 매도하는 전략은 적절치 못한 의사결정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