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희망고문' 기업인들 "재산이자 일터 점검이라도"
개성공단기업 비대위 "공단 폐쇄 피해 정당 보상해달라"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오는 16일 시설점검을 위한 방북을 신청한다. 기업인들은 3년이 돼가는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에 보상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9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개성공단 시설점검을 위해 오는 16일 방북을 신청한다"며, "1사 1인 기준으로 총 179명 규모로, 우선 하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북신청은 7번째로, 이전 6차례에서는 모두 불허·유보 결정이 내려졌다.
신한용 비대위원장은 "작년에 평창올림픽이 남북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수립했듯, 올해는 개성공단이 새로운 화두가 돼야한다"며 "최근 철도·도로 연결사업, 금강산 사업이 서서히 가능성을 열고 있지만 개성공단은 점검조차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지금까지 3년간 희망 고문을 견뎌온 기업인들은 한계에 이른 상태"라며 "우리의 재산이자 일터인 개성공단 내 설비 점검을 위해서라도 방북을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한 비대위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로 입주기업인들이 입은 피해를 정당하게 보상해달라고 주장했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기업인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 1. 9 [사진=민경하기자 204mkh@] |
신 위원장은 "기업인들은 지난 2016년 공단 폐쇄 이후 휴업 또는 폐업을 결정하는 낭떠러지에 내몰린 상황"이라며 "개성공단은 정부의 일방적인 지시로 위법하게 폐쇄됐지만, 실제 투자한 기업인들은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의 국민들은 입주기업들이 많은 지원과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해"라며 "기업인들은 보험금과 대출 지원을 받았을 뿐, 공단 재개시 모두 반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공단 폐쇄 당시 입주기업 협회장을 맡았던 정기섭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개는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를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개성공단은 지난 2014년에 시작했지만 북한 핵 문제는 90년대에, 대북제재도 그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폐쇄 직전까지도 대북제재 하에서 운영됐던 개성공단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제재 유예를 인정받아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모한 재가동이 아닌 재가동을 위한 준비 과정"이라며 "정부가 국제사회에 방북 신청마저 설득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공단을 폐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정부서울청사에 위치한 통일부를 찾아 방북 신청서를 제출했다. 같은 날 오전 통일부는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자산 점검을 위한 방북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며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