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장벽 예산 반영 거듭 압박..접점 못 찾고 대치
공무원 80만명 이달 봉급 못 받아.. 반발 거세질 듯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국경 장벽 건설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야기된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정지) 사태가 21일째를 맞은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사태 해결을 위해 비상사태를 서둘러 선언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치하며 야기된 이번 셧다운 사태가 미 정부 역사상 최장기 셧다운 기록을 넘어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경 안보 관련 행사에서 “우리는 의회가 자신들의 책무를 다하기를 원한다”면서 지금 당장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에서 국경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의회로) 돌아와서 (장벽을 위한) 투표를 해야한다”면서 “지금 시급하게 국가 비상사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비상사태를 선언, 의회의 승인 없이 군대를 동원해 국경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국경 예산에 대한 민주당의 양보를 압박하는 한편 향후 자신이 비상사태 선언이라는 특단의 수단을 동원하더라 비판 여론을 피하기 위한 명분 축적용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하원 다수당을 차지고 있는 민주당은 정부 예산에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포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하원은 이날 민주당의 주도로 연방정부 부처·기관 가운데 내무부와 환경보호청(EPA)의 운영을 재개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공화당은 상원에서 이 법안을 다루지 않거나 부결시킨다는 입장이어서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써 이번 셧다운 사태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기록했던 21일간의 최장기 셧다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1월 급여일이어서 80 만명의 공무원이 봉급을 지급 받지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달치 주택 담보 등 부채 상황이나 생활비 지출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사회적 혼란과 반발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현재 필수 직군으로 분류된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법무부 소속 직원 상당수는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근무를 계속하고 있고, 나머지 직원이나 다른 일반 부처 직원들은 대부분은 ‘일시 해고’ 상태로 남아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