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22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중국 주도로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유 수요 감소 기대는 이날도 유가를 압박했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여전히 큰 견해차를 가지고 있다는 소식 역시 주가와 유가에 부담을 줬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3달러(2.3%) 하락한 52.57달러에 마감했다. 내일(23일)부터 근월물로 거래되는 3월물은 1.03달러(1.9%) 하락한 53.01달러를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1.24달러(2.0%) 내린 61.5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세계 경제 둔화 전망을 토대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전날 발표된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28년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세 역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탰다.
미국의 증산에 대한 우려도 유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해 하루 240만 배럴 증가하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을 넘어섰다.
원유 채굴 장비 [사진=로이터 뉴스핌] |
티케 캐피털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저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의 산유량이 몇 달 만에 하루 사상 최대치인 1200만 배럴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미국 채굴 장비의 큰 폭 감소 소식을 들었지만, 사우디가 정말 감산할 것인지로 관심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진행 중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 장관을 만날 예정이었던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갑자기 다보스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러시아의 감산 이행이 예상보다 더디다고 지적한 알팔리 장관 역시 다보스 포럼에 불참하기로 했다.
미즈호 증권 선물 부문의 로버트 야거 이사는 “이 둘이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있다”면서 “러시아 측은 사우디처럼 열정을 가지고 감산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온 에너지 그룹의 카일 쿠퍼는 블룸버그통신에 “이 같은 소식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주가도 내리고 있다”면서 “미국의 생산이 급증하면서 유가가 후퇴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스미토모 코퍼레이션 글로벌 리서치의 케이 코바시 선임 애널리스트는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는 사우디가 주도한 OPEC의 감산으로 완화했다”면서도 “이제 수요 측면이 의심을 받고 있고 사람들은 중국과 세계 원유 수요가 얼마나 감소할지를 알아내려고 노력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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