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 설 연휴에도 정상근무
생활비·등록금 등 경제적 부담에 자발적 명절 알바
청년 "개강 후 돈 쓸일 많아...누워있을 바에 알바"
소년층은 연휴 외로움 달래기 위해 일 나서기도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생활비 벌고 대학등록금 대출 상환도 해야 하니까요."
취업준비생 노현수(28)씨는 오는 설 연휴 기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휴 내내 저녁 6시부터 밤 12시까지 근무할 예정이다. 노씨는 "알바 말고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며 "친구들도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 만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심드렁하게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 [사진=뉴스핌DB] |
청년들이 설 연휴를 포기하고 아르바이트에 나서고 있다. 생활비와 대학 등록금 마련 등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최근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명절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전북 전주가 고향인 대학생 김화영(22)씨도 올 설날을 서울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보내기로 했다. 다음 달 개강을 앞두고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김씨는 "개강하면 교재나 모임 때문에 돈 쓸 일이 많아진다"면서 "집에서 누워있을 바에는 일하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실제 아르바이트생 10명 가운데 7명은 오는 설 연휴에도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은 아르바이트생 18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설 연휴에 정상근무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8.3%였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특히 설 연휴 근무자 중 68%는 설 당일(5일)에도 정상 근무한다고 답했다.
응답자는 근무 이유에 대해 "매장이나 사무실이 정상 운영해 어쩔 수 없다(56%)" "자발적 근무(40.9%)"라고 답했다. 설 연휴 아르바이트의 장점으로는 "단기간에 근무해 돈을 벌 수 있다(42%)" "평소보다 많은 시급(41.8%)" "불편한 친지를 피할 수 있어서(27.8%)" 등을 꼽았다.
올해 해외여행을 계획한 김다은(21)씨도 지난 1일부터 PC방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씨는 "알바를 구하기 시작한 지 2주 만에 겨우 구했다"며 "설 연휴 근무도 가능하다고 한 덕분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알바 구인공고가 줄었을뿐 아니라, 연락해도 답장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카페와 식당, 편의점 70곳에 연락했지만 면접조차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1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에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는 신영순씨. [사진=노해철 기자] 2019.02.01. sun90@newspim.com |
경제적 부담으로 아르바이트에 나서는 청년과 달리 일부 노년층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일한다. 노숙자의 자립을 돕는 잡지 ‘빅이슈’ 판매원 신영순(65)씨는 연휴에 쉬지 않고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앞에 나올 계획이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도 수원과 서울역에서 노숙하다 2년 전부터 판매원 일을 하고 있다.
지난해 설날에도 일을 놓지 않았다는 심씨는 "건대입구역 앞은 영화관, 대형마트가 있어 명절에도 사람이 많을 것"이라며 "명절에 혼자 집에 있는 것보다 나와서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게 재미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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