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흥국 주식 및 채권 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홍수를 이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가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좌절,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주요국 경기 한파가 이머징마켓을 강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사진=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한 주 사이 신흥국 주식 및 채권 펀드에 각각 160억달러와 44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의 주식 펀드에서 각각 260억달러와 70억달러의 자금이 썰물을 이룬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연출한 셈이다.
미국 연준이 긴축 사이클에 브레이크를 걸자 인도와 필리핀, 러시아 등 신흥국 중앙은행이 연이어 비둘기파 행보를 취했다.
이른바 중앙은행 ‘풋’이 살아나고 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면서 신흥국 자산으로 유동성 유입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정크본드의 공격적인 ‘사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 주 사이 하이일드 본드 펀드에 48억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3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전체 채권 펀드의 자금 유입도 111억달러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 변화에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다만, 원자재 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4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중국을 필두로 이탈리아, 독일 등 주요국의 실물경기가 일제히 꺾이자 성장 둔화에 따라 상품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팔자’로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매입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을 포함한 정책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고, 뉴욕증시의 S&P500 기업을 필두로 이른바 이익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앞으로 3년간에 걸쳐 포퓰리즘과 정책 리스크가 기업 수익성을 해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금융협회(IIF)는 금융시장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불발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리스크 헤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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