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헤지 비용 절반으로 축소 전망...최대 -90bp 예상
"환헤지 비용 감소해도 아직 비싸...당분간 유럽/신흥국 집중"
국채 가격 수요 몰려 국내 유턴도 포기
보험사 "다만 절대금리 높은 미국채 환노출 투자는 신중히 고려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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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백진규 기자 = 미국 연준(FRB)의 긴축 중단에 달러/원 환헤지 비용이 절반으로 축소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험사들의 미국 국채 투자 재개는 어려워 보인다. 미 국채 투자가 여타 국채에 비해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순 있지만 환헤지 비용을 제하면 남는 게 없는 장사다.
보험·연기금 등은 해외채권이나 대체투자 상품 투자시 환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환 헤지'를 건다. 예컨대 오늘 1130원/달러에 환헤지를 하면 1년 뒤에 환율이 500원/달러로 급락해도 1130원/달러 환율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1년 뒤 환율을 현재 환율로 고정시키기 위해선 수수료를 내야한다. 이 수수료의 구체적 액수가 바로 달러/원 스왑(Swap)레이트다. 2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원 1년물 스왑레이트는 -153bp를 기록했다. 국내투자자가 원화를 달러로 바꿔 미국 채권에 투자한 뒤, 1년 뒤 다시 현재의 환율로 달러를 원화를 바꾸기 위해선 1.53% 비용을 수수료로 내야한다는 의미다. 이 경우 미국 채권에서 3% 수익을 올렸더라도 환헤지 비용 1.53%을 내야하기 때문에 최종 수익은 1.47%가 된다.
반대로 미국 투자자가 원화로 환전해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1년 뒤 다시 달러로 바꾸어 나가면 1.53%의 가외 수익(환헤지 프리미엄)을 얻게 된다.
3년 전 만하더라도 국내 기관들은 달러/원 환헤지로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2016년 7월까지는 달러/원 1년물 스왑레이트가 '+'였다. 특히 2013~2014년에는 1년물 스왑레이트가 160~180bp를 형성됐다. 미국 채권에 투자하면 이자 3%에 환헤지 프리미엄이 1.8% 발생해 최종수익이 4.8%가 됐다.
달러/원 스왑레이트는 기본적으로 한미 금리차에 의해 결정된다. 2013~2014년엔 국내 정책금리는 2.50%였고, 미국은 0.25%로, 우리가 2.25%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미국 정책금리가 2.50%, 우리는 1.75%로 역전됐다. 이 과정에서 향후 통화정책까지 반영되면서 스왑레이트 변동폭이 커진다.
다만 '유로/원'나 '엔/원'의 환헤지는 우리나라 정책금리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높아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그런 가운데 최근 달러/원 환헤지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달러/원 스왑레이트는 지난해 12월 18일 -205bp를 저점으로 약 두달만에 52bp나 올라왔다. 당초 세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던 연준이 작년말 긴축으로 돌아선 영향이다.
신동준 KB증권 상무는 "달러/원 헤지 비용은 많이 줄었고 앞으로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예전 헤지 프리미엄이 180bp였는데, 더 내려가면 120bp 정도 될 수 있다. 단 헤지 프리미엄이 두 자릿수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한국이 4분기에 금리를 인상한다면, -100bp 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면서 "최대 -90bp까지 가능하고, 한국이 금리인상을 안하더라도 -100bp 정도 예상한다. 나는 4분기 한국의 금리인상을 점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 입장에선 미 국채를 투자하기에 환헤지 비용이 여전히 비싸다. 위계태 미래에셋생명 고객자산운용팀장은 "환헤지 비용이 -90bp 까지 축소된다고 해도 미국채 금리 2.7%에서 환헤지 비용 0.9%를 빼면 최종 수익률은 1.7%에 그친다"면서 "한국채 투자했을 때 얻는 2.0%보다 낮아 미국채 투자를 재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진 만큼 환노출을 통해 미국채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중"이라면서 "미국채는 절대금리 수준이 높아 환을 제외하면 투자 매력이 높다"고 귀띔했다. 미래에셋생명은 환헤지 비용 부담으로 작년 약 7000억원 규모의 미국달러 채권 투자를 줄였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국내 채권 공급부족으로 당분간 국내 기관의 유럽과 신흥국채권 투자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채 10년물은 지난해 1월초 2.769%였으나 27일 현재 1.985%까지 떨어졌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국내채권은 항상 공급부족 상태"라면서 "여기에 최근 몇 년간 국내 유턴물량에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까지 늘면서 국채는 말할 것도 없고 공사채, 회사채 상위 등급까지 발행하는 족족 흥행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국채에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너무 올라, 보험사 입장에선 역마진이 확대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유럽이나 일본 등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팀장도 "유럽의 경우 +1.80% 환헤지 프리미엄이 발생한다"며 "지난해 2500억원을 유럽론 등으로 포지션을 변경했고, 올해도 유로화표시 해외채권 자산배분형펀드에 추가 투자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또 현재 하이일드채권과 신흥국채권은 스프레드 하향 추세에 있기 때문에 계속 보유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는 지난 2016년 1월 48조원에서 지난해말 90조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생보사 전체 운용자산 대비 해외투자비중은 9%에서 14%로 증가했다. 이는 미채권 줄이면서,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유럽 등으로 자산을 이동시킨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