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포대 설탕 할인율 조정→소매가격 인상
커피·제과·제빵 등 자영업 원가부담 타격 상당해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최근 업소용 포대 설탕(15kg) 납품 가격이 오르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설탕 시장점유율 1위사인 CJ제일제당은 최근 도매상에 납품하는 설탕 가격 할인율을 5% 정도 줄였다. 다만 출고 가격 변동은 없다.
통상 업소용 설탕은 대리점, 특판점 등을 통해 유통되며 이 과정에서 제조사는 대량 구매하는 중도매상에게 할인율을 적용해 판매한다. 이를 일반 자영업자들이 구매하는 구조다.
CJ제일제당이 할인율을 조정하면서 실제 구매 가격은 백설탕(15kg) 기준 1포당 820원~850원이 인상됐다. 흑설탕(15kg) 역시 100원~200원 올랐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설탕(15kg) 가격은 1만1600원~1만1800원 대로 형성되어 있다. 도매상이나 할인점, 대리점 등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달라 판매 가격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회사 측은 출고 가격을 인상할 계획은 없으며 설탕의 원재료인 원당 국제 가격과 각종 원부자재 인상 요인으로 불가피한 할인율 조정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할인율 조정은 비정기적이며 수 개월 단위로 이뤄진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당 등 주요 원재료에 대한 일시적인 국제 시세 및 환율 변동이 제품 생산비에 즉각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주 원재료 뿐 아니라 인건비, 유류비 등 복합적 요인을 반영해 할인율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역 부근의 한 카페(참고사진) /김학선 기자 yooksa@ |
실제 구매가격이 인상되면서 커피, 제과·제빵, 떡 등 설탕을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에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가시기도 전에 원재료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면서 “한 달 순익이 작년보다 20% 이상 줄었다”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식품업체들이 가정용 제품 가격 인상을 하지 못하는 부분을 업소용 제품 가격에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도 제기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업주는 “설탕이나 밀가루 등 주 원재료 값 인상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소포장 가정용 설탕 등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것을 업소용 제품 가격에 부담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의 원당 수입 가격은 작년 3분기 기준 1톤 당 358달러(원화 39만1000원)로 2017년 한 해 평균 톤 당 수입가 459달러(51만9000원)에서 22% 줄었다.
CJ제일제당은 원당 대부분을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수입한 호주산 원당(당도 98.5% 초과) 총 수입액(4억1566만80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수입액(7억3797만2000 달러) 보다 43.7%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량도 161만20톤에서 124만3500톤으로 22.7% 감소했다.
hj030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