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전세계 교역이 9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약 10년대 최대 규모에 달했다.
관세 전면전을 벌이던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12월1일부터 휴전에 돌입했지만 이미 시행된 보호주의 무역 정책과 주요국 전반으로 번진 경기 한파에 따른 충격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수출입 선박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 교역과 실물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건화물 운임지수(BDI) 역시 후퇴, 최근 재점화된 경기 침체 우려를 부추겼다.
25일(현지시각) CPB 월드 트레이드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3개월 동안 국제 교역이 1.8% 위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대 폭의 감소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연율 기준으로 국제 교역은 9년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무역 지표가 제시하는 1분기 전세계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2.1%로, 지난해 중반 예상치인 4.0%에서 반토막 가까이 떨어졌다.
BDI도 같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석탄을 포함한 원자재부터 곡물까지 각종 화물선 운임 추이를 나타내는 BDI는 이날 689까지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2008년 5월20일 1만1793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지속했고,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사실상 긴축 사이클 종료와 9월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를 골자로 한 결과를 발표,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역시 비둘기파 기조를 취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경기 한파와 투자 심리 냉각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조업 지표 역시 무역 지표와 맞물려 실물경기에 대한 적신호를 내고 있다. 뉴욕과 필라델피아 연준은행 지수에 이어 3대 제조업 지표로 꼽히는 댈러스 연준은행 지수 역시 3월 2.4로 하락했다.
텍사스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지수는 2년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미국 중부와 남부, 동부 지역의 제조업계가 일제히 찬바람을 낸 셈이다.
경기 하강 기류에 대한 우려는 날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침체 공포가 투자자들의 ‘리스크-오프’ 심리를 자극한 데 따라 이른바 서브제로 채권 규모가 10조달러 선을 회복했다.
이와 별도로 국제통화기금(IMF)의 데이비드 립턴 이사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당 수위에 이르고, 미국과 중국의 보호주의 무역 정책이 앞으로 커다란 리스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전현직 연준 정책자들은 최근 일드커브 역전을 침체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월가의 판단은 다르다.
이날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일드커브를 포함한 채권시장 지표가 침체 위험을 강하게 예고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 운용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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